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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를 말하다

낚시질을 위한 M/V는 가라. '방송부적격 판정' 마케팅도 이제는 식상하다.

by Rano 2008. 6. 4.

요즘 인터넷 미디어를 보면 음악(또는 가요)란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기사가 있으니, 바로 '방송 부적격 판정'에 대한 기사이다. 방송부적격 판정이란 무엇인가. 욕설, 폭력성, 노출, 성적 묘사 등의 수위가 지나쳐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공중파 방송에서 방송에 부적합함을 판정내리는 심의 과정중 하나이다.

방송 부적격 판정에 대한 이슈화는 음원유출에 이은 또다른 가요계 노이즈 마케팅으로 쓰이고 있는 중이다. 왜 이것이 마케팅화 되었는가?

실질적으로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에서 가수들이 본인의 노래를 가지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고 음악프로그램의 시청률이 현저히 떨어짐에 따라 가수들의 마케팅 장소는 그 비중이 온라인 쪽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오프라인의 음반판매보다 온라인 음원판매에 의존하는 매출 구조 또한 가수들을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하게 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최고의 마케팅은 수만은 네티즌들 스스로가 본인들의 컨텐츠를 찾아 이슈화로 만들어 주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러한 방법은 사실 그리 쉽지고 만만치도 않다. 온라인은 오프라인과 다르게 일방적으로 관리자에 의하여 View를 당하는 방식이 아닌 관리자의 컨텐츠와 일반 유저의 컨텐츠가 공존하여 하루에도 무한한 컨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그러기에 더더욱 쉽게 '킬러'컨텐츠로 자리잡기 힘든 상황임이 현실이다.

[실력파 라이브 킹왕짱 가수의 뮤비] 와 [완전 섹시, 노출신 장난 아닌 뮤비]의 두가지 컨텐츠가 같은 방식으로 보여졌을 때 어떠한 컨텐츠의 클릭률이 높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당연히 섹시, 노출 등의 자극적인 키워드가 담긴 컨텐츠이다. 그래서일까. 가수들은 이러한 극단적인 '노이즈 마케팅'에 너도나도 매달리기 시작하였고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송 부적격 판정'의 뮤직비디오의 노출이 바로 그것이다.

뮤직비디오 (출처 : 네이버 용어사전)
한 곡의 음악을 위해 고도의 아이디어와 영상기법으로 창조해 낸 3분짜리 영상이 뮤직비디오의 초기적이며 기본적 개념이다. 새로운 음악을 홍보하기 위한 가장 직접적이며 효과적인 도구로 80년대초부터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했다. 서구 퇴폐문화의 대표격으로 인식돼 오던 뮤직 비디오가 최근 들어 텔레비전 연예·오락 프로의 주요 아이템으로 삽입되면서 급속히 대중화되고 있다.

뮤직비디오의 원래 제작 목적이 무엇이었나. 뮤직비디오는 뮤지션들의 음악을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툴 아니던가. 뮤직비디오의 중심에는 영상보다 음악이 와야 하는것이 아닌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은 엔젤의 뮤직비디오 중

최근 방송 부적격판정을 받은 뮤직비디오가 각종 UCC사이트들을 통해 보여지고 있는 것을 보고 나면 기억에 남는 것은 음악이 아닌 영상의 일부 자극적인 몇컷 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음악을 효과적으로 보여줬다기 보다 자극적 소재를 이용하여 '방송 부적격 판정 → 인터넷 미디어 도배(방송에서는 볼수 없지만 인터넷에서는 공개하니 찾아봐라) → UCC사이트를 통한 공개 → 이슈'  의 절차로만 잘 포장된 마케팅 상술 영상이라는 느낌 뿐이랄까.

공중파 방송과 다르게 인터넷은 심의 자체의 벽이 높지 않다는(거의 없다는) 점과 자극적 소재에 약한 심리를 교묘히 이용한 '뮤직비디오 방송 부적격 판정' 이슈화는 마케팅툴로써의 이제 조금 식상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나 비판하고자 하는 대상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영상 소재 선정에서 방송에 부적합한 컷이 필요하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뮤직비디오가 마케팅적으로만 포장된 낚시질 컷이었는지 진짜 필요한 장면의 삽입이었는지는 이미 숱하게 뿌려진 방법들에의해 네티즌들도 쉽게 낚이지 않는다는 점을 제작자들이 인지했으면 하여 부디 낚시질을 위한 뮤직비디오가 아닌 음악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뮤직비디오를 많이 제작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선정성 논란으로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은 폭시의 '야한 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