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도쿄돔 입성으로 이제 막 날개를 달았을 뿐.

동방신기가 드디어 도쿄돔 입성에 성공하였다. 이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
 
동방신기는 일본 음악시장에 '토호신기(tohoshinki)'라는 이름으로 정식 메이저 데뷔를 시작할 때부터 늘 입버릇처럼 '도쿄돔'에 대한 꿈을 내 비쳐왔다. 그만큼 아티스트들에게 도쿄돔의 단독 무대는 '꿈'이라 일컬어지는 부분이다. 도쿄돔은 규모가 워낙 크고 적게는 3만, 많게는 5만 이상의 관객을 수용하기 때문에 티켓파워가 왠만한 가수들은 고려해 볼 수 자체가 없는 규모인 탓에 마치 '인기가수의 상징' 이라 여겨지는 공연장 중 하나여서 그런 탓도 있겠다.. 텅빈 객석에 홀로 노래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한 꿈을 동방신기는 2009년 7월 4일과 5일, 드디어 이뤄내고야 말았다.

일본에서 메이저 데뷔를 할 때부터 나는 동방신기의 행보를 유심깊게 지켜보았다. 워낙 일본이라 함은 '남성아이돌'에 대한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포화상태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국인 5명의 아이돌이 얼마나 큰 성과를 낼 수 있을까 라는 의문부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일본에서는 한국 남성이, 한류가 잘 먹히지 않나?' 라고 간단히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동방신기가 '토호신기'가 아닌 '한국의 최고 인기 아이돌 동방신기의 일본에서의 한류공연' 이라는 전제로 활동했다면 해당되었을 법한 말이겠다.

유명한 일화인 '불교대학 공연', 당시 한국에서는 오정반합으로 최절정의 인기를 얻고 있었다.

동방신기의 일본 진출은 정말 눈물겨웠다. 한국에서 2004년 Hug로 정식 데뷔 후 한동안 숨을 죽이고 있던 아이돌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으며 단숨에 몇십만명의 팬을 거느리고(지금은 80만명의 유료팬클럽으로 기네스북에 올라있기도) 방송 출연의 대부분은 '동방신기 특집', '동방신기 스페셜' 등의 수식어를 달고 다니던 그들이 일본 정식데뷔를 한다고 타지에 건너가서는 일본의 알수 없는 케이블 방송의 시청률이 1%도 나올까 말까 한 새벽프로그램에서 더듬더듬 짧은 일본어로 인지도를 쌓고자 굳은 체험부터 춤추기에도 벅차보이는 좁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았을 때는 꽤나 충격적이었다 할 수 있겠다. 그렇게 동방신기는 일본 무대에서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였다.

초반에는 일본 소속사인 에이벡스(avax)와 SM이 조금은 미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리 타지에서 현지화로 데뷔를 한다고 했더라도 명색의 한국 최고의 아이돌을 데리고 왜 저렇게 바닥부터 시작하려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팬들이 느끼는 양국의 인기 체감의 갭 뿐만 아니라 동방신기의 다섯 멤버들 또한 혼란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사무실의 판단이 과연 옳은 것일까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한 적이 있다. 단순히 '한국 최고의 아이돌' 이라는 수식만 붙고 그것으로 언론 홍보나 방송 컨택을 한다면 어느정도의 수준부터는 시작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은 그들과 그들의 기획사가 선택한 길이 아니었다.

타국에서의 바닥부터의 시작, 그것은 일본인에게 '진심'으로 다가갔다. 동방신기는 '토호신기'로써 철저하게 한국에서 누리던 인기스타의 대접을 원하거나 요구하지 않았고 막연히 열심히 하는, 노력하는 초짜 외국인 그룹의 신인으로 활동하였다. 몇 분 되지도 않는 방송을 마다하지 않고 그 곳이 대형 무대가 되었든 무대시설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무대라 할 수 없는 공간이 되었든 누구든 토호신기를 찾는 곳이라면 찾아가 노래를 불렀다. 언제 어디서나 그들이 외치는 '열심히 하겠습니다(がんばります)' 라는 말은 늘 노력하고자 하는 그들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그들 스스로에게 거는 최면과 같이 들리고 있었다. 일본인들에게 토호신기에 대한 이미지를 물어보면 '성실한 청년들' 이라는 답을 종종 듣고는 한다. 그것은 그들이 '한국의 인기'에 의존하지 않고, 항상 겸손하게 성실하게 노력하던 모습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이미지가 생겨났다고 보여진다. 또한 그렇게 노력하던 모습 덕분에 그것들이 '한국에서의 인기를 일본에서도 얻고자 하는 한류의 하나'가 아닌 '바닥에서 부터 실력을 인정받고자 하는 하나의 신인' 으로 진심으로써 일본인들에게 다가가 '소통' 이라는 결정체를 만들어 낸 것이라 생각된다.

비주얼과 퍼포먼스 그리고 실력의 혼합체, 그것은 새로운 포지셔닝이었다. 동방신기는 일본에서 다른 남성 아이돌 그룹과는 또다른 이미지라 한다. 그 이유를 들자면 일본 아이돌의 대다수는 출중한 비주얼로 실력은 그렇다 할 좋은 평을 받지 못하는 그룹이 대다수이고 각 멤버별의 실력차가 뚜렷하여 아카펠라, 즉 화음을 내는 곡을 소화하는 그룹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토호신기는 최초 한국 데뷔시 '아카펠라 댄스그룹 동방신기' 라는 수식어에서 볼 수 있듯이 다섯의 밸런스와 실력을 굉장히 중요시 여겼기에 '신기'하다 라고 보이기까지 하는 실력파 아이돌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본인에게 다행이도 새로운 포지셔닝으로 신선하게 어필할 수 있는 플러스 요인으로써 작용하기도 하였다. 팬심을 조금 보태서 이야기 하자면  보기 드문 노래 잘하고 춤도 잘추는, 비주얼까지 뛰어난 그룹으로 눈길이 가는 그룹이 되었다고나 할까. (일본에서는 '만능 이케맨(만능 꽃미남)'으로도 통한다고 하지 않는가)

토호신기의 음반은 이제 판매량으로 승부하는 여유가 생겼다. 동방신기가 어느정도 성장 가도에 올라왔을 때 음반에 대하여 '오리콘 차트 1위'라는 것에 꽤나 연연하고 있다는 느낌을 풍길 때가 종종 있었다. 그 때문인지 오리콘 차트 주간 1위를 6번 하여 외국인 아티스트의 최고기록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러한 1위를 가지고 판매량을 빗대어 '주요 아티스트를 피해 1위만을 따낸 음반발매'라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이 꽤나 있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시선에 대응하듯 이제 동방신기는 음반의 단순한 순위가 아닌 판매량으로 승부하는 여유를 만들어 내고 말았다. 

- 동방신기(토호신기)의 5연속 오리콘차트 주간 1위 달성 음반 -
No.   발매일　     　최고순위    초동  누적판매량              음반명
S16　2008年01月16日　01位　*40,033　*48,253   Purple Line...
S22　2008年04月23日　01位　*62,139　121,771   Beautiful you/千年?歌
S23   2008年07月16日   01位   *68,417   120,890   どうして君を好きになってしまったんだろう?
S24   2008年10月15日   01位   *70,655   *91,270   呪文 -MIROTIC-
S25　2009年01月21日　01位　*89,071　110,717   Bolero／Kiss The Baby Sky／忘れないで

- 동방신기(토호신기)의 최근 발매 음반 오리콘차트 성적 -
No.   발매일　     　최고순위    초동  누적판매량              음반명
A04   2009年03月25日　02位   157,954　252,593　The secret code
S27   2009年04月22日   01位   *98,033　143,721　Share The World / ウィ?ア?!　
S28   2009年07月01日   02位    집계중   139,444   Stand by U

* 초동은 발매 후 일주일간의 음반판매량 집계

 위의 사실적 자료에서도 볼 수 있듯이 최근에 발매한 세개의 음반, 정규앨범 1장 싱글앨범 2장의 경우에는 굉장히 안정적인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초동 뿐만 아니라 누적판매량이 알려주듯 그들은 이제 단순히 발매일만을 기다려 발매일 칼같이 구매하는 매니아 층만 아니라 그들의 꾸준한 활동에 뒤늦게라도 음반을 구매해주는 팬이 아닌 단순 응원의 층도 꽤나 형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Stand by U의 경우에는 아직 초동집계되지 않은 일주일도 안된 날에도 14만장에 육박한 판매량을 찍은 것은 이제 그들이 순위 뿐만이 아닌 판매량 자체로도 승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평가하고 싶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누적판매량도 기대가 되는 수치이기에...

도쿄돔을 가득채운 동방신기 (출처:사진 안)

동방신기는 이제 도쿄돔으로 일본 활동의 날개를 달았을 뿐이다. 4번째 라이브 투어의 마지막(파이널)을 도쿄돔에서 2days로 하게 된 그들에 대해 대부분의 매체들은 그들이 인기의 절정에 섰음을 기사화 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번 2일간의 도쿄돔 공연에 대해 그들이 이루어 낸 것은 '인기의 절정'이 아닌 '인기의 절정을 향한 날개'라 평하고 싶다. 도쿄돔 공연에 대해 낮게 평가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동방신기, 즉 토호신기는 이제 막 자력으로 쟈니스 외의 남성아이돌 그룹은 서기 힘들다던 소문이 파다한 음악 프로그램 엠스테이션(엠스테)의 무대와 토크에 출연하기 시작했을 뿐이고 아직 '외국인'의 편견에 서지 못한 곳들이 파다할 뿐이다. 그러한 열악한 환경에서도 동방신기는 도쿄돔 입성에 성공하였다. 더이상 무시할 수 없는 '핫이슈'의 아티스트가 되어버린 것이다. 아직은 부족하다고도 할 수 있는 프로모션에 이번 도쿄돔 공연은 그들에게 날개가 되어주리라 생각된다. 날개가 되어 더 높은 곳으로 향하는 발판이 되어주리라.

동방신기, 더 높은 곳을 향해 날아오르리. 위에서도 언급했다 시피 아직 그들에게 나아갈 길은 멀다. 최고의 아티스트만이 한다던 돔투어도 남아있고, 아직 출연하지 못했던 방송들도 많고, 또한 이제는 진짜 아티스트로써 진 면목을 보여주어야 할 차례이기도 하다. 가장 최근 음반의 Kiss the baby sky(믹키유천 자작곡), 9095(영웅재중 작곡), 忘れないで(영웅재중 자작곡) 등을 들으면 그들의 프로듀싱 실력이 날로 향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음악 리뷰를 전문으로 다루는 피파니아닷컴의 리뷰에서도 이야기되었듯이 이제 무르익은 그들의 자작곡 실력은 그들 스스로가 자신들에게 가장 맞는 색깔을 찾아내는 프로듀서로써의 역할을 발휘할 차례이다. 자신들이 가장 잘 할수 있는 것을 스스로가 자력으로 프로듀싱할 차례인 것이다. 이번 돔 투어에서 첫 공개 된 믹키유천과 영웅재중의 공동 자작곡 COLORS~Melody&Harmony~ 만 들어도 이제 그들에게 가장 맞는 색깔을 찾아줄 사람은 다름아닌 그들 스스로구나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항상 발전하는 동방신기 덕에 팬들은 언제나 즐겁다. 그들의 팬으로써 가장 즐거운 것은 그들이 언제나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하나의 잘 짜여진 정석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듯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매번 새로운 감동을 느낀다. 풋풋한 아이들만 같던 아이돌 그룹에서, 이제는 하나의 획을 긋고 있는 아티스트형 그룹으로의 성장까지. 언제나 그들은 감동이고 기쁨이고 하나의 표본이다.

동방신기란 이름 아래 다섯명이 함께하는 무대에 언제까지나의 응원을 다짐하며...
그들의 도쿄돔 입성이 더 의미 깊은 것은 이제 그들은 세계 2위의 음악시장인 일본에서 메이저 데뷔를 통해 바닥부터 한걸음씩 성장하여 인기가수의 상징인 도쿄돔 무대에 올랐기 때문인 것이다. 일회성이 아닌 이미 전국을 투어한 공연 파이널로 말이다.

동방신기, 더 높은 곳을 향해 날아라- 그들에게는 더 날수 있는 힘이 있다.

[ 동방신기(토호신기)의 3번째 라이브투어 ~T~에서
믹키유천, 영웅재중의 공동 자작곡 Kissしたまま, さよなら 무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