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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를 말하다/TVXQ를 말하다

동방신기의 NHK '홍백가합전' 첫 출장이 갖는 의미

by Rano 2008. 11. 26.

2008 NHK 홍백가합전 출전 기자회견장에서의 동방신기


드디어 일본 연말 최대의 음악 축제이자 음악인들이 사랑하는 NHK '홍백가합전'의 출전표가 발표되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출전자는 뭐니뭐니해도 동방신기(東方神起/Tohoshinki)일 것이다.

동방신기의 홍백가합전 출전은 2008년 purple line - Beautiful you - どうして君を好きになってしまったんだろう - 呪文 에 이르기까지 4연속 오리콘차트 1위에 랭크되며 누구나 예상가능한 출전이었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이토록 음악팬들과 미디어에서 놀라는 이유는 무엇일까.

홍백가합전은 금년도로 59회를 맞이하는 일본 연말 최대의 음악 축제로 평균시청률 30%~50%를 자랑하며(2007년 기준 제1부 32·8%, 제2부 39·5% 시청률 기록) 철저한 여론조사와 음반판매, 다운로드 수 등을 토대로 출연진을 선정하여 그 신뢰도와 명성 또한 여느 시상식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연례행사이다. 한국 가수(한국 출신 가수)로는 가장 최근 2007년의 보아를 비롯하여 조용필, 계은숙, 김연자 등이 출전 경력이 있으며 이병헌, 이정현, 류시원 등은 한류열풍 스페셜로의 출전 경력이 있다. 이러한 홍백가합전은 일본 음반시장의 모두의 '꿈'이자 동방신기 또한 일본에서의 데뷔와 동시에 늘 입버릇처럼 이야기하였던 '목표'이자 '바람' 이었다.

현재 일본 시장에서 젊은(어린) 남성 그룹의 포지셔닝(소위 '아이돌'로 불리우는 포지셔닝)은 절대적으로 '쟈니스'사가 지배하다시피하고 있으며 쟈니스 계열 외에는 방송의 출연도 인지도를 쌓기도 쉬운 구조가 아니다. 이미 그 포지셔닝에 열광하는 층이 '쟈니스'에 익숙해진 탓도 있겠고 기존의 그들이 쌓아놓은 벽을 허물기란 쉽지가 않았던 탓도 있다. 그때문에 동방신기의 일본 진출에 있어서는 '한류붐을 타 어떻게는 성공하겠지'라 평가하는 사람과 '쟈니스가 있는데 과연 동방신기가..'라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대 다수를 차지했었다. 우려의 목소리 만큼이나 동방신기의 일본 진출 초반은 순탄치 않은 길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동방신기는 2004년 Hug를 시작으로 정식 데뷔 후 The way U are, 믿어요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단숨에 국내 최고의 아이돌 그룹의 위치에 자리한 그룹이었지만 일본 진출에 있어서는 한국에서의 성적도, 팬도 내세우지 않은채 일본식 발음 'Tohoshinki'로써 철저하게 신인의 자세로 J-pop에 도전-시작한 까닭에 공중파 방송에서 그들을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같았으며 오리콘 차트의 랭크 또한 데일리 조차도 상위권에서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었다. 하지만 동방신기는 그러한 낮은 성적표에 포기하지도, 다시 '한류'붐을 등에 업지도 않았다. 지방 방송의 새벽프로그램도, 간이무대조차 제대로 설치되어있지 않은 곳도 마다하지 않으며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며 한계단 한계단 자신들의 입지를 구축하여 나갔던 것이다. 쉽지않은 시장환경을 돌아가기보다 차근차근 돌파해나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최고의 자리에 머물렀던 과거 아이돌 그룹과 탑스타들은 입버릇처럼 '정상에서 불안감'과 '정상의 자리에서 물러남에 있어서의 공허함'에 대해 이야기하곤 한다. 동방신기는 한국의 정상에 자리에 오르자 마자 언어소통도 원활하지 않은 타지로의 진출로써 한국과 일본의 인기, 방송에서의 대우 등 사소한 모든 것들의 '갭'을 이겨내며 그것들을 의도치 않게 느끼게 되었던 것이었을까, 그들을 보고있으면 정말 악바리들처럼 변치않고 '열심히'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그들의 꾸준한 노력에 마침내 일본 정식진출 3년만에 15만명을 동원하는 아레나 라이브 투어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치뤄내며 홍백가합전에 출전을 확정하였다. '쟈니스'외의 남성 그룹은 가뭄에 콩나듯 성공할 수 있다던 일본 음반시장에서 싱글 1집 'Stay with me tonight'의 초동(발매 첫주 판매량) 6,026장에서 싱글 24집 '呪文-Mirotic-'의 초동 70,655장까지 외국인이라는 어쩔수 없는 단점을 끌어안고도 10배가 넘는 성장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 2005년 a-nation / 당시 한국에서는 모든 대형 공연의 엔딩을 동방신기가 장식할만큼 관객 동원력의 최고를 자랑하고 있었으나, 일본에서는 사전무대에 오르는 등 인지도가 완전한 신인 수준이었다 ]

일본의 음반시장은 세계 2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거대 시장이다. 그렇기에 그 시장에서의 최고 시상식으로의 출전은 그 의미나 평가가 남다르다. 특히나 동방신기의 홍백가합전 출전은 한류 열풍속의 운좋은 혜택도 거대 기획사의 스페셜 게스트도 아닌 자력으로써의 '한국 출신 남성그룹 최초 출장' 이라는 것이기에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이번 동방신기의 홍백가합전 출장은 일본에서는 '일본 시장에서의 해외 아티스트 성장 가능성'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해외 진출에서의 교과서 적인 답'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에서의 동방신기는 반짝이는 아이돌보다는 '아티스트'적인 롱테일 요소들을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다. 明日は來るから - Begin - Lovin' you - forever love -  どうして君を好きになってしまったんだろう로 연결되는 발라드 계보의 라인업부터 Soul power live 투어의 참가, 전회 라이브 단독 투어와 같은 무대로 확인된 라이브와 퍼포먼스 실력, 물론 빼먹을수 없는 화려한 외모까지. 그때문에 이번 출전을 시작으로 앞으로 '홍백가합전'의 연속 참가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다시 한번 동방신기의 홍백가합전 출전을 축하하며..
한국에도 부디 홍백가합전과 같은 의미있는 연말 음악 축제가 하루빨리 자리잡기를 바래본다.


[ Soul power live 2007 에서, Love in the ice ]

2008년 NHK 홍백가합전 출전 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