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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연말을 맞아 나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 것은 어떨까.

by Rano 2008. 12. 15.

벌써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누군가 그랬던가. 나이는 한살한살 먹을수록 지나가는 시간이 빨라진다고.. 정말 예전에는 크게 느끼지 못했던 '시간의 흐름'이 굉장히 빨라짐을 느끼며 맞은 연말은 새로운 기분이다. 마냥 기쁘고 즐겁기만한 연말 연시가 아니라는 기분.


나는 어렸을적 부터 연말에만 느낄 수 있는 그 축제 분위기를 참으로 좋아했다. '크리스마스'라는 전세계인들의 축제도 연말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차갑고 쌀쌀한 날씨와는 달리 포근한 눈과 화려한 트리와 전구로 반짝이는 거리들이 마냥 행복해 보였기 때문이랄까. 물론 어렸을적에는 어른들이 쥐어주던 용돈과 '산타'의 명목으로 주어졌던 선물 때문이었기도 하였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느끼는 연말의 느낌은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더라. 새해에 세웠던 계획의 성취에 대한 후회감과 그동안 밀렸던 일에 대한 걱정들, 연말연시 선물을 보내드려야할 주위 분들을 헤아리며 세보는 주머니 사정들, 소득공제 자료에 한해를 돌이키며 떠오르는 많은 생각들까지...

역시나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주소변경을 제대로 해놓지 않아 이사 전의 주소지로 가버린 보험사의 소득공제 자료에 대한 재발급 걱정부터 밀려버린 카드값의 걱정, 연말 송년회때 버틸 것을 생각하며 건강체크에 매해 겨울되면 걸렸던 감기걱정, 크리스마스-새해 카드나 선물을 보내야할 거래처 명단확인에 가장 크게 떠오르는 한해에 대한 미련까지..  
물론 내가 한해에 대해 미련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준비하였던 프로젝트도 성공리에 오픈하였고 계획만큼 100% 하고있지는 않지만 목표하였던 제휴사나 프로젝트도 완수하였으니 나름대로 열심히 뛰었다고 하고 싶다. 이에 대해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성취감도 꽤나 느꼈고. 그토록 미뤄왔던 외국어도 이제 '일본어'로 목표를 정해서 공부를 시작하였고 가고싶던 지역도 여행하였으니 한해에 대한 만족감도 비등비등하게 존재하고 있구나 하고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한 구석에 자리잡은 답답함은 무엇일까.
한살 더 먹는 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 그것이 아니라면...?
올해는 유난히도 과거에 미해 연말에 대한 느낌이 색다른지라 지금 이 기분도 왜 이런 기분이 드는것인지를 나 스스로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막연히 막막한 기분이랄까.

난 지금의 이 기분을 이겨내고자 나 자신에게 선물을 한가지 하고자 한다. 한해동안 수고 많았다고. 100%를 채우지 못한 한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고, 내년 한해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수치의 달성률을 만들 수 있게 힘내라는 의미에서의 선물 말이다. 왜 다른 사람에게는 선물에 대해 너그러우면서 나에게는 선물에 대해 인색했는지 모르겠다. '남한테 쓰는 돈은 선물이면서 나한테 쓰는 돈은 사치' 라는 이상한 강박관념에 빠져있었는지.

생각해보니 굉장히 행복한 고민이다.
'여행'을 할까, 새로운 '옷'을 살까,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갈까...
내년부터는 나 자신에 대해 나 스스로에 대해 조금 더 너그러워지는 마음으로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는 한해가 되길 기원하며 행복한 고민에 조금 더 빠져보아야 겠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도 한해를 뒤돌아보며
'후회'보다는 수고한 자신에게 '선물'할수 있는 연말이 되길 바래봅니다.
행복한 연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