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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말하다

MKMF, 긴장감 떨어지는 수상은 이제 접어라.

by Rano 2008. 11. 16.

2008년의 한해를 마감하는 첫번째 음악 시상식이 펼쳐졌다. 음악채널 M.net와 KM이 공동 주관하는 뮤직페스티벌(이하 MKMF)가 그 스타트였는데 보는 내내 머리속에 떠돌던 말들을 오랜만에 포스팅질 한다.

MKMF는 "국내 최대의 음악인들의 축제"를 표방하며 10년간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MKMF 특유의 기존 TV에서는 볼 수 없었던 스페셜곡과 무대들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행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팬들의 사랑과는 다르게 수상자와 각종 상에 대해서는 끊임없는 논란이 되고 있는 시상식 이기도 하다. '음악 축제'로써는 사랑받지만 '시상식'으로써는 끊임없이 논란이 된다고나 할까.

그 '시상식'으로써의 논란의 중심에는 이름도 기억하기 힘든 수많은 상에 있다. 협찬, 후원사를 위한 각종 상을 만들고, 주최사 본인들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모바일상도 만들고, 각 장르별, 부문별상까지 고루 만들어 내니 어찌보면 뭔가 거창하고도 다양해 보이기도 한 수많은 상들이 MKMF에는 자리하고 있다. 과연 연말 시상식은 과연 무엇이며 어떠한 의미를 지닐까. 지금의 MKMF의 각종 상들은 구색 맞추기에만 좋을 뿐 무분별한 수상은 보는이로 하여금 그 긴장감이나 상의 의미를 잊게 만들고 뿐만 아니라 정말 그렇게 세분화된 수상이 맞는 것이라면 왜 장르별에 '트로트'나 'CF-CM상'은 없으며 부문별에 '성인가수'나 '혼성그룹상'과 같은 상은 없는 것인가. 세분화 시키다가 담당자들이 잠시 누락시킨것이라 생각하면 되는 것인가. 음악을 사랑하는 한 팬으로써 점차 MKMF의 수많은 상들은 과연 누구를 위한 상일까 하는 의문은 회를 거듭할 수록 더 그 크기만 커져가고 있다. 세분화가 그 명목이었다면 제대로 그 명목을 갖추기나 하던가...

수상순서대로 원더걸스-빅뱅-동방신기


특히 3개의 부문으로 나누어진 대상은 대체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인지 묻고 싶다. 노래상/가수상/앨범상 3개로 나누어 수상한 대상은 금년 원더걸스-노바디/빅뱅/동방신기-MIROTIC-이 차지하였다. 각 수상자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대상이 3개라는 아이러니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그 어떤 시상에서도 찾기 힘든 최고상의 3분할은 보면 볼수록 MKMF에서 조금이라도 시상에 대한 안티를 덜 만들고자한 도망칠만한 구멍으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대상' 이란 이름을 제외하였다면 이 의문이 덜했을지도 모르겠다. 대상이라는 큰 틀안에서의 3개 부문의 수상은 그 의미와 긴장감만을 떨어트렸을 뿐 가수에게도 시청자에게도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고 본다. 대상의 각 분야 수상자들은 그 감동에 눈물을 보이다가도 다음 수상자 때문에 자의에 의해서든 스텝의 지시에 의해서든 어서 자리를 비켜야 했던 것이 눈에 보였으니. 이것이 가수들을 위해 주어진 대상 수상이 맞았는가 말이다.

엔딩무대 또한 의문 투성이었다. 시상식의 엔딩을 주로 장식하는 대상 앵콜무대에 대해 과연 어떤 상을 수상한 팀이 앵콜을 할 것인가를 기다렸던 필자에게는 참 그 기대가 민망하게 MKMF에서는 가수들이 퇴장하는 장면으로 그 엔딩을 마무리 짓고 말았다. 대상이 3개여서 그 어떤 누구도 앵콜무대를 내어주기 힘들었다면 그 마무리는 출연진 모두가 즐기는 정말 '축제'분위기 나는 무대식으로라도 펼쳤어야 했다고 본다. 대상받은 가수들이 눈물을 훔치며 느끼던 그 감동도 함께 나누고 싶고 그 여운을 함께 즐기고 싶던 시청자들은 그냥 퇴장하는 뒷모습만 보고 말라는 것인가. 참 무대 구성 누가 짰는지 궁금 투성이이다.

한-중-일 동시 생방송임을 자랑하고 싶은듯한 중간 끼어넣기 식의 해외 무대나(하려면 제대로 하던가;) 가장 수상기준에대해 의문이 들던 OST상에 대해서는(온에어-한가지말, 홍길동-만약에는 그 높았던 인기는 대체 어디로 간것일까..) M.net 특유의 자사 계열사 띄워주기로 마음 편히 생각하련다.

MKMF, 명목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수많은 상의 남발로 점차 긴장감 떨어지는 시상식을 만들바에는 순수한 음악축제로 변모하길 바래본다. 2009년 MKMF의 새로운 모습을 기다리며 금일 수상한 모든 가수분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

(*중간 내용 정정. 혼상그룹상도 있었다고 한다. 거북이가 수상자였는데 사전시상하였다고 함. 왜 무대에서 정식 호명하지는 않았는지... 서태지도 불참했지만 호명하더니만.. 알다가도 모를 MKM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