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드라마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최근 방영되는 드라마를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은 없다. 그 만큼 최근의 드라마들은 막장과 자극적인 소재들로 가득하고 스토리 보다는 시선만을 끄는 것에 치중하기에 더더욱 볼 만한 드라마가 없다고나 할까. 물론 그 중에 막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소위 명품 드라마라 불리는 소수의 드라마가 있으나 안타까운 점은 명품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시청자가 많은 지라 시청률이 낮아 조기종영 하거나 참 빛을 못 보고 막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울 따름이다.
우연히 MBC 수목드라마 신데렐라맨을 보게 되었다. 소녀시대 윤아와 권상우 주인공의 현대판 왕자와 거지의 이야기. 아직까지 논란이 되는 권상우의 발음이나 윤아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두 배우 모두 참 신경쓰고 열심히 고치려 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에 따로 논하지는 않겠다. 신데렐라 맨은 '패션'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것이라 참 예쁜 옷도 많이 나오고 동대문의 구석구석까지 소재 선택은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신데렐라맨을 보면서 계속 들던 생각은 '이 드라마 잘 뜨면 PPL계의 신데렐라가 되겠네..' 하는 생각뿐이었다. 물론 드라마 제작에 있어서 제작지원비의 충당이나 광고판매는 더 퀄리티 높은 제작을 위한 비용으로 필수적인 항목이겠지만 그 필수적인 항목으로 인해 드라마 자체가 흔들린다면 드라마를 위한 PPL이 아닌 PPL을 위한 드라마가 되지 않겠는가. 소재가 '패션'이라는 소재인만큼 협찬에 있어서 크게 영상에 티를 내지 않으면서도 받아낼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 살포시- 걱정이 들어 몇글자 적고자 한다.
메인 제작지원은 여성 패션 브랜드 SOUP이다. 그럼 윤아가 입는 옷은 대부분 SOUP일테고, 극 중 '소피아' 라는 브랜드의 로고는 SOUP의 로고를 변형하되 로고의 포인트은 여자의 실루엣은 그대로 두고 있는 것을 보아 단순 의상으로서 뿐만 아니라 브랜딩 창구로도 많은 부분이 활용되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마의 특성상 의류매장 나오는 씬이나 매장을 돌아다니는 씬이 많아서인지 별의 별 매장이 다 나오는 것 같았다(모두 PPL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초반이기에 단순 장소제공 정도일듯도..). 내가 본 3회에만 해도 송창의랑 윤아랑 만나는 장면에서의 남성복 매장, 윤아랑 송창의랑 싸우는 장면에서는 패션몰 엔터식스(빅 이벤트 중이라는 것이 한눈에 들어온다), 권상우가 옷 고르는 장면에서도 고급 남성복 매장, 옷 판매하는 장면에서도 동대문 패션몰로 추정되는 옷 매장 까지.. 아직까지는 PPL의 짙은 향기가 느껴지지 않아 시청자 입장에서 불쾌하다거나 거슬리는 장면은 없었지만 조금만 시선을 틀어서만 봐도 여기저기 '우리 PPL 할 장면이 많이 있어요~ 앞으로 PPL 많이 하세요~' 라는 뉘앙스를 풍겨 조금은 걱정이 된다고나 할까..
부디 제작진의 섣부른 판단으로 PPL로 망치는 드라마의 길을 걷지 않길 바라며, 괜한 소리 한번 포스팅 해본다. 앞으로 좋은 화면, 좋은 내용, 좋은 연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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