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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말하다

MC와 카메라부터 바꿔야 공중파 음악 순위프로그램이 산다.

by Rano 2008. 6. 8.


학창 시절 학원에서도 집에서도 꼭 빼놓지 않고 시청하였던 프로그램이 있다면 바로 공중파 3사의 음악순위 프로그램이었다. '가요 Top10' 부터 '인기가요', '음악캠프'까지.

과거 방송 3사의 음악 프로그램은 황금시간대에 방송됨은 물론이요, ARS 투표참여율 또한 어마어마 하였으며(인기가수들은 10만표 이상의 투표율을 자랑하기도) 시청률 또한 그럭저럭 잘 나오는 편이었었다. 하지만 음반시장의 침체와 더불어 음악프로그램의 시청률과 공신력 또한 바닥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현재 SBS의 인기가요, KBS의 뮤직뱅크, MBC의 음악중심은 시청률 약 4%대에서 머물고 있다고 한다. 방송되는 시간 또한 SBS와 MBC는 주말 오후 3시경, KBS는 금요일 오후 6시 30분이라는 참 TV보기 애매한 시간에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시청자에게 외면받은 공중파 3사의 음악프로그램이 시청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은 사실이다. 순위 프로그램의 형태를 폐지했다가 다시 살려보기도 하였고 녹화방송으로 돌렸다가 다시 생방송으로 바꾸기도 하였으며 뮤빅뱅크의 '스페셜스테이지' 같은 기획무대를 꾸며보기도 하는 둥 프로그램 구성을 놓고 이리 저리 많은 시도를 해보고 있는 점은 그 기획력이나 성과를 떠나서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시청률은 바닥.


지금의 시점에서 손쉽게 또 다시 변화를 시도해 볼 만한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먼저는 카메라를 지적 하고 싶다.
음악프로그램과 관련있는 커뮤니티를 들어가보면 모두들 방송 카메라에 대해 '발카메라'라 지적하고 있다. 이유는 단 2가지이다. 노래의 흐름과 관련없는 뜬금없는 Zoom in/out, 흐름을 따라 가지 못하고 말도 안돼는 여백의 미를 자랑하는 길 잃은 카메라까지.
모든 음악프로그램은 드라이리허설과 카메라리허설을 거침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맨들은 모니터링을 안하는 것일까? 단순하게 리듬에 맞추어 Zoom in/out만 잘 잡아주어도 그 화면 구성이 꽉 차보이기 마련인 것을 왜 화면 구성은 절대 발전하는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일까. 이미 시청자들은 화려하게 발전하는 뮤직비디오 화면만으로도 그 눈이 날이 갈수록 높아져 가고 있는데 공중파 방송은 늘 그자리에서 맴돌고 있으니 시청자들에게서 외면받을만도 하다.
일본의 음악프로그램을 보면 가수의 얼굴과 그 안무에만 집중하는 한국과는 달리 가수들의 손 동작, 발동작, 흩날리는 머리카락 등 그 리듬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에 포커스를 맞추는 재밌는 화면 구성을 볼 때가 종종 있다. 이러한 화면 구성은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 곡 후반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요소로 작용하고는 한다. 정 안되면 뮤직비디오와 일본 방송에서 그 답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음악프로그램에서의 화면구성은 타 프로그램과 달리 프로그램의 퀄리티를 좌우하는 요소로 그 비중이 꽤나 큰 것이 사실이다. 음악 프로의 카메라맨 분들이 부디 이 사실을 자부심으로 느껴 자꾸 새로운 시도로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시청자의 눈을 알찬 화면으로 사로잡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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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송 Music Fair 21 中



또 하나는 MC를 지적하고 싶다.
현재 공중파 3사의 음악 순위 프로그램은 SBS 인기가요의 은지원&허이재, MBC 쇼!음악중심의 솔비와 대성&승리, KBS 뮤직뱅크의 타블로&민서현의 MC체제로 구성되어져 있다.

먼저 뮤직뱅크의 민서현과 인기가요의 허이재는 참 뜬금없는 캐스팅이지 않나 생각된다. 솔직히 과거에도 장근석이나 이현지, 한예슬, 구혜선 등 연기자들의 음악프로 MC가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하지만 민서현과 허이재를 뜬금없는 캐스팅이라 표현한것은 그들의 MC 진행 상태가 심히 그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가수를 혼동하여 소개를 잘못하는 실수 뿐만 아니라 자신의 멘트 타이밍을 놓치는 등 연이은 실수는 보는이로 하여금 집중을 흐트려 놓기 때문에 대체 '뛰어난 진행력'이 아니라면 '인지도'도 높지 않은 그들이 어떠한 이유로 그들이 캐스팅 되었는지 그 비화가 참 궁금해 질 정도이니.

또한 최근 음악프로그램들은 가수들의 엔터테이너화에 발을 맞춘 듯 은지원, 솔비, 빅뱅, 타블로 처럼 그 구성을 연기자 외에는 가수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말을 잘 하는 가수라 하여도 전문가와 비 전문가는 다른 법이다. 전반적 흐름을 이끄는 전문 MC와는 다른 자신의 색깔이 뚜렷히 배어나오는 개성 강한 진행은 버라이어티와는 달리 어디까지나 MC 자체가 아닌 게스트(출연 가수)에 초점이 맞춰져 강(가수)-약(MC)-강(가수)-약(MC)의 템포가 유지되어야 하는 것을 강(가수)-강(MC)-강(가수)-강(MC)의 템포를 시청자들에게 줌 으로써 집중과 쉬어감의 호흡의 적정전을 유지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것은 출연하는 가수들에게도 진행하는 MC들에게도 보고있는 시청자에게도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될 수 있음이다. 지방 공연 및 해외 공연 등 스케줄에 따른 잦은 펑크로 인한 잦은 게스트MC의 등장 또한 그 프로그램에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더이상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MC의 비쥬얼적 요소에 의존하기보다 출연하는 가수들을 뒷받침하며 그들을 살려 줄수 있는 화려하지 않지만 능수능란한, 과거 가요 Top10의 손범수와 같은 MC 캐스팅으로 돌아올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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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쇼!음악중심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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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인기가요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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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뮤직뱅크 M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