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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말하다

더 스타쇼, 연예가중계와 다를바 없는 질문들. 대체 동방신기의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by Rano 2008.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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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종과 박수홍의 더 스타쇼는 '빅스타들의 인간미와 생각의 깊이를 느낄수 있게 해주는 스타쇼'를 지향하고 있다. 5월 27일 방영된 더 스타쇼의 게스트는 오랜만에 한국 공중파에 얼굴을 비춘 동방신기(東方神起)였다.

사실 나는 더 스타쇼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처음 시청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SM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이라는 이유로 데뷔 전부터 주목받았던 동방신기는 HUG의 데뷔와 동시에 승승장구하며 국내 최고의 아이돌로 입지를 굳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진출에 있어서는 '한류'라는 엄청난 수혜를 져버리고 밑바닥부터 다시 토호신기로 시작한 그룹이다. 그들이 이루워낸 성과나 5월까지 이어졌던 아레나 투어는 그들을 단순한 아이돌로만 평가하기에는 한없이 부족할 정도로 상상했던 것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동방신기. 그들의 진 면목을, 그들의 노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의 방송에서 토호신기에 대해서 단순히 '오리콘 1위', '24년만의 2연속 위클리 1위의 쾌거' 외의 다른 부분에는 집중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즉, 동방신기의 팬이 아니라면 토호신기가 무엇에 집중했는지 어떠한 노력과 아픔이 있었는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더 스타쇼에서는 동방신기의 이러한 노력, 일본에서 겪었던 그들만의 시련의 많은 부분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단 한명의 팬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고, 악수회에 길거리 라이브에 모든것을 마다하지 않던 그들의 모습을.

일본의 남성 아이돌 시장은 이미 쟈니스 출신의 아이돌이 아니면 뜰수 없다 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 시장에서 토호신기는 그들과의 차별화를 주기 위해 라이브만을 고집하고 'Begin', 'Lovin' you', 'Forever love'와 같은 한국에서는 '믿어요' 이후로 듣기 힘든 발라드를 부르며 항상 모든 곳에서 신인의 자세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였다.

 동방신기가 나왔다 하면 특집 코너가 마련되고, 모든 연예인이 동방신기의 팬인 카시오페아가 짱이라며 굽신거리기 바쁜 한국의 방송만 본 사람이라면 쉽게 상상이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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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는 한국에서 오정반합으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였지만 토호신기는 일본에서 강당에 까만 천을 깔고 100여명 앞에서 노래하고 있었다.


나는 보아가 현지화 전략으로 성공을 거두었다고 했을 때 현지화나 한류나 그게 그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당연히 한국의 슈퍼 아이돌이라는 이름을 달고 쉽게 방송출연을 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보아의 성공을 쉽게 평가했었던 사람이었었지만 토호신기의 일본 현지화 전략과 과거 보아가 일본에서 지나왔던 발자취를 보며 보아가 정말 '개'고생을 했구나 하고 다시한번 평가하는 계기가 되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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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타쇼에서 영웅재중이 언급한 조명도 음향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불교대학 공연


- 퍼플라인이 오리콘 1위 하였을때 어땠는가?
- 가장 일본어를 잘하는 멤버는?
- 미래의 아내에게 영상편지
- 멤버들의 춤 실력과 개인기(윤호의 개그)
.....

위와 같은 내용이 오늘 더 스타쇼에서 MC들이 동방신기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이러한 질문은 '연예가중계' 같은 공중파 연예정보프로나 'Mnet와이드연예뉴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질문 패턴이 아니던가. 더 스타쇼는 분명 스타들의 생각의 깊이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하지 않았나?

'시켜서' 하는 것이라 포기라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토호신기가 힘들었을 줄은 몰랐으며, 부도칸의 앵콜공연때 멤버들의 눈물이 단순한 감동이 아닌 포기가 도전으로 변화되는 신호가 내제되어있었는지 미처 알지 몰랐었다. 이러한 그들이 겪었던 알지 못하던 내면의 그것들을 끌어내는 심층토크만으로 구성되길 바랬던 것은 나만의 바람이었을 뿐이었나. 심층토크는 10분도 채 되지 않더라.


더 스타쇼의 차별화 전략은 대체 무엇인가?
한밤의 TV연예의 빅스타 스페셜 코너쯤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더 스타쇼.
가십거리로 기사화 낼것만 생각하지 말고, 김연아의 음원으로 부가 수익 창출하려다 개망신 당하지 말고 이대로 개편당하기 싫다면 전체적 토크의 흐름을 가볍게 올리는 '붐' 보다는 전체적으로 차분히 이끌 수 있는 '서경석' 스타일로 변화하여 무릎팍 도사의 날카로운 지적과 다른 라디오스타의 독설과는 또 다른, 스타의 내면을 읽어내는 차분한 토크쇼로 스타가 진짜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물어 토크쇼를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같은 '퍼플라인 오리콘 주간 1위'라는 사실을 가지고도 누구나 물었던 '퍼플라인 1위 소감'이 아닌 '일본 스텝들과 계속 작업을 하다 굉장히 중요한 시기에서 한국곡을 택한 것이었는데 과연 한국곡으로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는지, 그 과정속에 불안함이나 의견 충돌은 없었는지'의 질문이 어울릴 것이라 생각한다.



[ 2007 Soul power live 중 동방신기의 'Love in the i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