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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를 말하다

기획사 파워가 없는 신인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요?

by Rano 2008. 5. 26.

요즘 가요계는 말그대로 불황 속의 불황이다.
모든 음원은 각종 까페와 블로그를 통해 무료로(불법으로) 공유되고 있으며, CD판매량은 10만장이 넘으면 대박. 100만장 시대는 이미 호랑이 담배필적 이야기로 넘어가 버린 것은 옛날이다.
그 뿐만인가? 실력파 신인들을 키워주겠다던 MBC 쇼바이벌은 시청률 문제로 폐지되었으며, X맨과 연예편지를 비롯하여 가수들의 눈도장 찍기용 버라이어티들은 무한도전, 1박 2일, 우리 결혼했어요 등의 리얼버라이어티를 지향한 고정 패널들만을 출연시키는 프로그램으로 변화되고 있는 중이라 가수들이 쉽게 출연할 수 있는 버라이어티마저 줄고 있는 상황이다.

오랜만에 SBS 인기가요를 시청하였다. 출연진 중 눈에 띄는 가수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샤이니의 데뷔무대였다. 헌데 참 신기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1위를 한 MC몽의 수상 소감은 시간에 쫓기듯 빨리 마무리 짓기를 일쑤였는데, 첫 데뷔를 한 샤이니멤버들은 그룹 소개부터 평균 나이, 앞으로의 포부에 소개 영상까지... 요즘은 워낙 가요 프로그램이 적은지라 대형 가수들의 컴백도 인터뷰 모습은 보기 힘든 상황인데 신인에게 이정도의 시간을 할애해 주었다는 것은 참 신기하고도 SM파워를 다시한번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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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가요에서 그룹 PR중인 샤이니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점차 가수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지금의 방송 상황에서 샤이니와 같이 든든한 기획사 파워가 없는 신인이라면 어떠한 방법으로 대중에게 노출될 수 있을까.

공중파 음악프로의 출연?
공중파 음악프로의 스케줄은 신인들 사이에서는 하늘의 별따기라 칭해지고 있다. 1순위인 대형가수들을 제외하고는 거의가 기획사의 능력과 직결되는 언론노출, 이슈화, 팬클럽 순위 등을 기준으로 섭외대상에 오른다고 한다. 문지은과 손담비가 이 경우이다. 엄청난 언론 노출과 끊임없는 이슈화 및 가십거리 생성으로 인한 연이은 공중파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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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은의 피쳐링을 맡은 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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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으로 화제가 된 손담비

국내 가요계는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월 200~1000장의 신보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이 중 70~80%는 신인 또는 중고신인(신인은 아니지만 인지도가 낮아 신인처럼 인식되는)으로 보는데 이들이 출연할 수 있는 공중파 음악프로는 인지도 높은 가수들을 대상으로하는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을 제외하면 인기가요, 뮤직뱅크, 음악중심 단 3개 뿐이다. 이 3개의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 신인은 과연 몇명이나 될까...

케이블 음악프로의 출연?
최근 케이블 음악프로의 시청률은 단 1%도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소수점 한자리도 아닌 소수점 두자리를 기록중인 방송들. 더군다나 그 중에서도 그나마 시청률이 좋은 mnet의 엠카운트다운은 계열사인 엠넷미디어 소속 가수들과 엠넷미디어에서 유통중인 가수들을 밀어주기가 바쁜 상황이다.

그 외의 마케팅?
최근 티저영상 배포, 길거리 포스터 부착, 랩핑카 순회 등 일반 기업과 다를바 없는 다양한 마케팅들이 음반홍보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마저도 대형 가수와 시기적으로 맞물린다면 물량면에서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말그대로 '묻힐'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과연 기획사 파워가 없는 신인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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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MBC 쇼바이벌에서 출연하였던 가수들의 최근 행보에 대하여 싣은 기사를 본적이 있다.
그 기사에서 다루어졌던 가수는 요즘 한창 인기몰이중인 V.O.S와 스윗소로우, 그리고 에이트와 에반 정도였다. 그렇다면 그 외의 가수들은 현재 어디로 갔단 말인가?
여성 솔로 파워를 보여주며 당당히 준우승까지 거머쥐었던 베이지, 그에 도전하던 세이, 남성 솔로의 새역사를 쓰고싶다던 나우, 첫 데뷔라는 엄청난일을 쇼바이벌에서 벌여 심사위원들의 독설로 울먹이던 스톰, 뽀송뽀송했던 타키온, 오페라의 유령으로 단박에 이슈가 되었던 몬스터, 춤으로 음악을 읽어냈던 맥시멈크루와 팝핀현준에 관객 호응 최고를 자랑하던 슈퍼키드와 카피머신까지...
쇼바이벌 폐지가 아쉬웠던 이유는 많은 신인들이 이 곳을 거쳐 말그대로 실력만으로 스타 등용문이 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엿보였었기 때문이다.

더이상 생 초짜 신인들이 설 곳이 없다.

요즘 두산타워, 밀리오레 같은 쇼핑몰의 야외 상설무대부터 롯데월드와 같은 놀이공원의 소형 무대까지 생 초짜 신인가수들의 홍보 장소로 활용되던 그 공간마저도 기업들이 마케팅장, 비용을 지불한 이벤트 회사들의 사용 등으로 빼앗기고 있으며, 인터넷 언론과 포털, 음악사이트, 동영상 사이트는 선공개와 독점공개를 앞세운 대형기획사와 대형가수의 마케팅 장으로만 활용되어 그 흔한 '신인 소개' 코너 하나 제대로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MC몽, 에픽하이, SS501, 쥬얼리, 원더걸스, 샤이니, 태양같은 대형 가수(또는 대형기획사의 가수)부터 이승기-여행을 떠나요, 알렉스-화분과 같은 이슈성 음반까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획사 파워가 없는 갓 데뷔한 신인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요?
대중에게 제대로 '노출'한번 되지 않은 채 실력을 채 '평가'받기도 전에 많은 신인들이 꿈을 접고 있는 이 현실이 안타깝지는 않은가?

공중파와 음악사이트에서는 진정한 가요계의 발전을 원한다면 생 초짜 신인들에게 진정한 실력을 선보일 수 있는 쇼케이스성 공간을 어서 빨리 마련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