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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말하다

[해운대] 그 누구도 특별하지 않아 감동이었던 영화.

by Rano 2009. 7. 24.
나는 하지원의 연기를 매우 좋아하는 편이다. 드라마 다모 부터 시작된 그녀의 연기 찬양론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고, 해운대 또한 단순 영화를 보기위해서가 아닌 하지원의 연기를 보기 위해서 시사회에 응모, 관람하게 되었다.

어찌 되었건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재난영화라는 타이틀로 여름철 대표 피서지인 해운대의 재난을 그린 한국영화 해운대. 그 활약을 기대하며 리뷰를 시작한다.

해운대
감독 : 윤제균
출연 :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등
개봉일 : 2009년 7월 22일
등급 : 12세 관람가
장르 : 모험, 드라마
공식사이트 :
http://www.haeundae2009.co.kr/

상상해 봤을 법한, 공감할만한 소재
가끔 나는 집을 나설 때 지금 발을 떼는 이 순간이 내가 집에서의 마지막 순간이라면 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물론 그렇게 될 확률이 어느정도 될 지는 모르겠지만 누구나 상상했을 법한 생각 중에 하나가 바로 '오늘 지구가 망한다면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라는 것이 아닐까. 늘상 100문 100답에서도 단골 손님이듯. 해운대에 갑작스럽게 밀려온 쓰나미의 현장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나는 갑작스러운 그 순간 과연 무엇을 하고 있을까란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해운대는 이러한 '오늘 대 재앙이 닥친다면' 이라는 큰 틀 아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늘어 놓고 있다. 이제 막 사랑을 고백하였지만 큰 벽에 부딪친 연인, 잘되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무시한 아들, 너무 일에 치여 아이를 챙기지 못한 부모, 아들 생각에 여행도 포기해 버리는 엄마, 코 앞에 일을 위해 돈을 위해 의리를 져버린 국회의원...
평범한 사람, 특별한 사람. 다양하고 다각화된 사람들의 이야기. 해운대는 이러한 여러 에피소드가 펼쳐지기에 공감의 요소를 이끌어 내기에는 굉장히 쉬운 구성을 하고 있었다.


해운대는 재난영화가 아닌, 로멘틱 코메디에 재난이 포함되었을 뿐인 영화이다.
재난영화로 포장이 되기에 해운대에서 재난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물론 극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것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큰 편은 아니다. 단편적 시간만 계산하더라도 1/5 쯤 되려나. '한국형 재난 영화'라는 말은 한국식의 재난 영화가 아닌 한국 영화에 재난의 요소를 포함했을 뿐이었다. '투마로우'라던가 '노잉'과 같은 헐리우드 식 재난영화의 광팬이라면 굉장히 실망할 지도. 

전반적으로 사람 사는 이야기를 그리며 극의 30% 정도는 웃으며 가볍게 볼 수 있는 구성으로 되어있기에 나는 해운대를 로멘틱 코메디에 재난의 요소가 들어간 영화라 표현하고 싶다.


누가 해운대의 CG에 대해 논하였나. CG에 기대를 걸지 마라.
재난 영화는 뭐니뭐니해도 실감나는 CG와 화면구성에 있을 것이다. 한국영화 CG 수준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거는 편은 아니었으나 '괴물' 부터 시작된 완성도 높은 CG에 해운대에도 혹시 괴물 수준의 CG가 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나 해운대는 재난영화로 평가되기에는 그 CG의 수준이 아직 미흡하였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알겠지만 쓰나미 직전 쓰나미를 감지한 게떼들이 해변가에서 갑자기 대거 이동하는 장면의 CG는 정말 어린아이도 알아볼 법한 '사실'로 포장할 수 없는 '효과' 그 자체였다.


영웅이 없어서, 일상 생활 같아 더욱 감동인 영화
해운대에서는 그 누구도 영웅이 되지 못하였고 재난 앞에서 그 누구도 특별하지 않았다. 사실 일상 생활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자연재해가 아닐까 생각한다. 예측이 어렵고 돌발상황이 많고 막기조차 힘든 자연재해. 그렇기 때문에 해운대에서 그 누구도 영웅이 되지 못했던 것이 영화의 현실감을 높여주고 있었다.

아이만을 살리고 떠나간 부모, 조카를 살리고 떠나간 작은아버지, 시민을 살리고 떠나간 소방관...
해운대에서는 재난 자체를 극복해 나가는 위대한 영웅보다 우리 생활에서 볼 수 있는 사람으로써의 영웅을 그리고 있기에 그 현실감도 그 감동도 배가 되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해운대에 쓰나미가 닥친다면? 그러한 상상을 하고 있다면 강추
재난 영화의 특별함과 화려함, 재난의 현실감을 높여줄 CG를 기대한다면 비추



[ 영화 해운대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