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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말하다

[링스어드벤처] 기대이상 은지원, 발음부족 왕석현. 그래도 즐거운 애니매이션!

by Rano 2009. 7. 1.
애니매이션은 언제나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라고 주장하는 내게 눈에 띈 영화는 바로 링스어드벤처였다. 눈길을 끈 이유는 다름 아닌 더빙의 '은지원' 이 세글자였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무언가 모험을 떠난다는 스토리 자체는 충분히 동심으로 돌아가 즐길 수 있는 Fun한 소재이지 않는가!

링스어드벤처
장르 : 애니메이션, 코미디
제작 : 스페인 (러닝타임 : 88 분)
개봉 : 2009.06.24 
감독 : 라울 가르시아, 마누엘 시실리아 
더빙 : 은지원(링스 더빙 목소리), 왕석현(거스 더빙 목소리), 정다혜(링세트 더빙 목소리) 등
등급 :   국내 전체 관람가 
공식사이트
http://www.lynx2009.co.kr/
http://www.themissinglynxmovie.com/

현실적인 교훈, 아이들이 이해하기 조금은 어려울지도..
링스어드벤처가 주는 가장 큰 교훈은 밀렵사냥꾼에 대한 따끔한 지적과 합동심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갑부 '노아'의 어리석은 판단으로 멸종위기의 동물들이 하나씩 우리안에 갇혀 잡혀오게 되고 이 과정속에 투입된 밀렵꾼이 보여주는 횡포를 통해 동물들이 '보호'가 아닌 '억압'을 받아 괴로워 하는 것으로 동물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자 함이 의도였던 것으로 보이나,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아쉬웠던 점은 주변의 모든 아이들이 이러한 점을 이해하는 것이 아닌 어려워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꽤나 애니매이션을 즐겨보는 편이다. 늘 영화관에서 애니매이션을 볼 때 아쉬웠던 점이 주변의 아이들의 다양한 감탄사와 반응으로 인해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에 있었는데 링스어드벤처는 그에 비해 아주 집중을 잘 했던 애니매이션 중 하나가 되었다. 그 만큼 아이들은 애니매이션에 빠져들어 같이 아쉬워하고 슬퍼하고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워하고 어리둥절해 하면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뭐, 비록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울지 몰라도 은지원이 언급하였던 '교훈적 애니매이션'에 한표는 주고 싶다. 비록 아이들은 어려워 했을지라도 나로써는 '아, 멸종 위기 동물들이 참 많다고 했었지..' 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들게 하였으니 말이다.


더빙을 하기에는 아직 너무 어린 왕석현
링스 어드벤처는 주인공 링스를 제외하면 가장 비중있는 역할은 뭐니뭐니해도 카멜레온 거스다. 링스와 함께 모험을 하기 때문도 있겠지만 거스라는 캐릭터 자체가 말 많고 헛소리 많이 하는 캐릭터 때문인 것도 있겠다. 그만큼이나 대사도 많고 등장 횟수도 많은 거스. 거스의 더빙은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역배우 왕석현이 맡았다. 

더빙 영화를 볼때의 몰입도는 더빙을 맡은 배우가 얼마나 캐릭터와 하나가 되어 그의 표정과 말에 대사를 녹이느냐가 관건이라 생각한다. 앞의 기준을 보았을 때 왕석현은 몇점이나 줄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왕석현은 링스 특유의 뻔뻔함과 무모함을 잘 이해하려 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아마도 거스 자체가 아이스러운 캐릭터여서 아이들 특유의 동질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왕석현의 더빙은 아직 덜 자란 탓인지 발음이 불분명하여 빠른 대사시에는 전체적으로 대사가 뭉게지는 느낌을 주고 있었다. 한마디로 왕석현군이 열심히 몰입하여 대사를 치고 있어도 불분명한 발음에 정작 관객은 알아듣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왕석현군이 만약 직접 연기를 하며 대사를 했더라면, 표정과 몸짓, 대사가 하나로 전달되었을지 몰라도 '더빙' 이라는 큰 과제 앞에서는 '아직은 때가 아니지 않나..' 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었다. 정작 영화관을 나오며 돌이켜 생각해 볼때 거스의 대사 중 50%는 못들은 것 같은 느낌이었으니. 아니면 내가 어린이의 말에 익숙하지 않은 것 때문일지도.

더빙을 맡은 은지원과 왕석현 (출처:씨네21)


생각 이상의 실력, 링스의 더빙 은지원
은지원이 주인공 '링스'의 더빙을 맡았다고 했을 때에는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물론 지금 1박 2일에서 활약 중인 은초딩이라는 캐릭터 때문에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그 캐릭터를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었다.
실제 링스어드벤처를 보고 있으면 의외의 실력이라는 느낌이 팍 든다.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은지원의 대사 톤이다. 1박 2일에서 항상 투덜대며 약간의 격양된 듯한 높은 톤의 목소리를 냈었다면 링스의 대사 중에는 차분한 듯 하면서도 발랄한,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정확히 링스를 표현하고 있었다랄까. 처음에는 '링스' 목소리만 듣고 '은지원 맞아?' 라는 생각을 했었다지.


한국 관객을 사로잡기에는 2% 부족한 3D
세계적으로 유난히 눈 높기로 소문난 곳이 바로 이곳, 대한민국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빠르게 변하는 기술과 효과에 즉각 즉각 반응하기 때문에 어설픈 CG나 3D는 그 눈높이를 맞출 수가 없는 것.

솔직히 처음에 기대했던 링스어드벤처는 '동물들'이 나온다는 말에 섬세한 털의 묘사나 표현을 기대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 만큼이 아닌 딱 2D과 3D의 경계정도라 볼 수 있는 표현 수준이었다. <슈렉>, <라이온킹> 등의 제작진이 했다기에 그보다 발전되었을 것을 기대한 관객에게 약간의 실망감을 안겨줬다랄까.


그래도 즐거운 것은 모험은 언제나 즐겁기 때문이랄까.
그래도 링스 어드벤처를 즐겁게 볼 수 있었던 것은 소재 자체가 워낙 동심을 자극하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모험'이기 때문이랄까. 어딘가로 떠나고 싶고, 함께하고 싶은 동료가 있고, 슈퍼맨처럼 나타나 정의롭게 도와주는 누군가도 있고, 그래서 행복할 수 있다면..

가볍게 동심으로 돌아가 모험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강추(은지원의 팬에게도 강추^^)
3D효과를 기대하는, 빵빵 터지는 애니매이션만 봐왔던 사람에게는 비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