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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말하다

두 천재의 기막힌 대결, 상상 그 이상의 반전! '용의자 X의 헌신'

by Rano 2009.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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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X의 헌신을 보러간 이유는 단순히 지금 공부중인 일본어가 얼마나 들릴까 하는 의문에서 였다. 나는 영화를 보기전에 무모할 정도로 해당 영화에 대한 포스터나 시놉시스, 감독과 출연진까지 살펴보지 않는 버릇(?)이 있기에 이 영화가 과연 어떤 장르의 무슨 영화인지조차 모른채 단순히 '일본영화' 라는 것만 알고 영화관에 들어가게 되었다.

용의자X의 헌신(容疑者Xの獻身)
장르 : 미스터리, 스릴러
제작 : 일본 (러닝타임 : 128 분)
개봉 : 2009.04.09 
감독 : 니시타니 히로시 
출연 : 후쿠야마 마사하루(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마나부), 츠츠미 신이치(수학 천재, 이시가미 테츠야) 등
등급 : 국내 12세 관람가    
공식홈페이지 :  www.suspect-x.co.kr,
http://blog.naver.com/suspectx_09

용의자X의 헌신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하지만 나는 소설을 읽어보지 못했으므로 원작과의 비교에 대해서는 생략한다.

용의자 X의 헌신은 말그대로 용의자로 지목된 X, 즉 이시가미에 대한 이야기 이다. 그가 왜 그와 관계없는 살인현장에 얽히게 되었으며 용의자로 자수하게 되기 까지가 스토리의 주를 이루고 있다. 영화는 두 주인공을 각각 '천재 물리학자', '천재 수학자'로 설정함에 따라 그들이 사건을 추리하고 풀어가는 데에 큰 힘을 싣어주고 있다. 말그대로 그들은 똑똑하니까 가능하다- 라는 설정이랄까.

용의자 X의 헌신을 보고 있다보면 순간순간 그들의 심리전에 소름이 돋을 때가 있었다. 내가 가장 소름이 돋았던 부분은 판플렛 사이에 껴있던 극장표였다. 이시가미가 지시에 대해 스스로 고쳐잡으며 '판플렛 사이에 표를 넣어 두라'고 이야기 하였을 때에 처음에는 왜 굳이 판플렛 사이에 표가 있어야 할까 라고 생각했었지만 형사가 자연스레 판플렛을 펼치며 표를 확인하게 되었을 때, 순간 지금의 그 어떤 부분에도 부자연스러움이 없는 상황이구나- 라고 확 와닿았다고나 할까. 표가 없었다면 명확한 알리바이가 되지 않았겠지만 표를 지갑이나 가방 등 다른 곳에서 나왔을 때 그것을 왜 버리지 않았는지, 원래 모으는 습관이 있는지 등에 대한 추가 질문이 발생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헌데 마치 극장에 앉아 판플렛을 보다 갑자기 시작한 연극에 표를 판플렛 사이에 급하게 끼워둔 채 그대로 들고 나온 듯한, 의도치 않음도 이해가 가는 상황을 그려내다니... 한발자국 뒤쳐져 생각을 꿰뚫린 느낌?

극이 중반부로 치닫으면서 부터 관객들은 상황에 대한 유추를 더욱더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한다. 이시가미가 과연 형사들의 심리를 피해 얼마나 더 오래 살인의 흔적을 덮을 수 있을지.. 이시가미는 왜 모녀를 감싸려고 하는지, 단순한 사랑인지 아니면 집착이었는지.. 그래서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지..
관찰력이 나쁘지만 않다면 아래의 사진에서 나오는 유카와와 이시가미의 노숙자 거리 씬에서 이시가미가 이야기 하던 '늘 같은 패턴으로 같은 시간에 행동하는 사람들'의 균형에서 누군가가 사라져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굉장히 추리하기 쉽게 흘리는 단서인 셈이다. '노숙자'라는 사라져도 크게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을 특이한 상황의 사람이라는 것에 누구나 그가 이 사건의 추가 피해자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짐작하게 되고 과연 그는 어떻게 피해를 입었을까를 그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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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은 엔딩으로 치닫을 수록 많은 정보를 주지만 굉장히 많은 의문도 품게 하며 그만큼 관객들을 머리아프게 한다. 알듯 하면서도 무언가가 빠진 느낌이 끊임없이 들도록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다 제목 그대로 용의자 X의 헌신이었다. 덧붙여 말하자면 헌신적 사랑이었을지도. 중간 약간 루즈해진다 느끼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 부분은 모두 마지막 엔딩에서의 명쾌한 해답이 모두 잊게 만들어 준다.

두 천재의 기가막힌 대결, 그만큼 상상 그 이상의 반전.
오피스 성적은 좋지 않지만 나는 감히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자신의 추리력을 믿는 사람에게 강추! 머리쓰는 건 딱 질색인 사람에게는 비추!


※ 덧붙이는 말,
왕십리 비트플렉스 좋더라. 평일에 가면 진짜 좋음-
혼자 CGV에서 영화보고, 혼자 엔터식스에서 쇼핑하는 그 맛. 주말에는 절대 느끼지 못할 기분이었음.
오직 자신만을 위한 혼자놀기 휴가를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 강추. 코엑스와는 또다른 맛이랄까...

근데 일본영화는 왜이리 한국에서 안먹히는 걸까....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