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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말하다

[블룸형제사기단] 끝까지 유쾌하지만 2%의 양념이 필요한 영화

by Rano 2009. 6. 24.

처음 블룸 형제 사기단의 포스터를 보았을 때의 느낌은 '사기단' 이라는 타이틀과 맞지 않은 발랄한 샛 노란색의 포스터에 대한 의문이었다. 사기단이라면서 이 발랄한 분위기는 무엇일까. 그 모든 의문은 영화가 시작되면서 말끔히 사라지게 되었다.

블룸 형제 사기단
장르 : 모험, 범죄, 드라마, 멜로/애정/로맨스
제작 : 미국 (러닝타임 : 113 분) 
개봉 : 2009.06.18 
감독 : 라이언 존슨 
출연 : 레이첼 웨이즈(페넬로페 스탬프), 애드리언 브로디(블룸), 마크 러팔로(스티븐), 키쿠치 린코(뱅 뱅) 등
등급 : 국내 12세 관람가 
공식사이트 : http://www.bloom2009.co.kr

블룸 형제 사기단은 제목처럼 블룸 형제가 벌이는 사기극을 큰 맥락으로 가지고 있다. 사기극 하면 뭔가 스릴넘치고 액션이 가미된 무언가가 나와야 될 것 같지만 블룸형제사기단은 그저 유쾌하고 그저 즐겁기만 하다.

결국 속고 속이는, 물고 물리는 관계?
극의 중반부에 접어들다 보면 여주인공 페넬로페와 블룸형제 중 누가 누구를 속이고 있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든다. 그저 모든 것은 속고 속이는 서로의 덫이라는 것. 4차원 캐릭터의 여주인공이기에 그녀가 속는 것 처럼 그들을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쑥- 드는 것일지도.

조금은 지루한, 뻔해지는 사기극
113분이라는 거의 2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동안 관객들의 집중도는 얼마나 될 수 있었을까. 극을 3부분으로 나누어 보았을 때 중반에서 후반으로 이어지는 시간부터 관객들의 집중도는 현저히 떨어지고 있음이 느껴졌다. 물론 시사회=무료 라는 점 때문에 작용하는 부분도 있었겠지만 필자가 느끼기에도 같은 패턴의 사기극은 보는 이로 하여금 바로 수법에 대해 짐작케 하였고 이는 곧 지루함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블룸형제 사기단이 딱 90분이었어도 끝까지 재밌었을텐데.. 하는 생각.
특히 중반부 동생 스티븐이 '사기극'으로 점차 잃어가는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스러워 할 때에는 같이 고민하기 보다는 더 지루해지던 느낌이었다. 끝까지 유쾌하게 사기극을 이끌어 나갈 수는 없었을까.



진짜 주인공은 뱅뱅일지도..
영화가 막을 내림과 동시에 가장 기억에 남아 있었던 장면은 뭐니뭐니해도 뱅뱅역을 맡은 키쿠치 린코의 능청스러운 표정연기 였다. 그녀가 맡은 캐릭터 자체가 영어를 하지 못하는 캐릭터였기에 그녀의 국적은 더욱 그 캐릭터의 몰입을 쉽게 만들어 줬는지 모르겠다. 모든 일에 있어서 조용한듯 그 일의 중심에 있는 캐릭터. 특히나 뱅뱅은 대사 자체가 전체를 통틀어 10마디도 되지 않을 듯 싶었기에 그녀의 표정연기가 단연 돋보였다. 눈 깜빡임부터 짧고 명료한 손짓까지. 하나하나가 백미였다 칭하고 싶다. 그녀 덕에 2시간 가까운 영화를 자리에 앉아 보고 있었던 것일지도..

여튼, 가볍고 유쾌하다!
그들의 사기극은 누군가를 위한 원망도 아니고 복수도 아니다. 그저 삶이 고단했던 두 형제에게 새로운 삶의 낙으로 다가온 것이 사기였을 뿐. 그렇기에 더욱 가볍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뭐, '사기' 라는 것만은 가볍고 유쾌한 것이 아니지만 이것이 영화이기에 즐길 수 있는 것 아닌가. 특히 페넬로페의 취미수집과 뱅뱅의 표정연기는 가장 큰 볼거리이자 웃음거리 중 하나. 

기승전결 따지지 않고 그저 유쾌하게 웃고 싶은 사람에게 강추
사기극은 짜여진 극본아래 완벽해야만 한다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비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