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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말하다

[국가대표] 그들이 전하는 것은 설움이 아닌 용기와 희망.

by Rano 2009. 7. 30.
국가대표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단순히 하정우라는 배우가 과연 어떻게 나올까에 대한 궁금증과 '스키점프'라는 생소한 스포츠가 어떻게 비춰질까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실화를 바탕으로 했나는 점에서의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국가대표
감독 : 김용화
출연배우 : 하정우, 성동일, 김지석, 김동욱, 최재환, 이재응 등  
상영정보 : 2009년 7월 29일 개봉
영화장르 : 드라마
등급 : 12세 관람가 
공식홈페이지 : www.jump2009.co.kr

국가대표, 우생순의 영광을 뛰어 넘어라.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극적인 스토리와 감동적인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좋아하고 열광한다. 그에 있어서 스포츠의 경우라 함은 비인기 종목 스포츠의 화려한 데뷔쯤 되려나. 우리나라가 유독 김연아와 박태환에 열광하는 이유 중 그들의 실력과 외모도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는 요소이지만 그 중 하나는 비인기 종목이었던 '피겨스케이트'와 '수영'에서 남 모르게 노력하여 화려한 신고식을 치뤘기 때문이 아닐까. 그에 지난 2008년에는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이 잔잔한 감동과 함께 410만 관객을 모으는데에 성공하였다. 국가대표가 제 2의 우생순이라 불리는 이유는 국가대표의 소재가 되는 스키점프 역시 비인기 종목으로 화려하게 날아오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라 보여진다. 국가 대표의 가장 큰 숙제는 '제2의~' 라는 꼬리표를 떼고 힘차게 그 이상으로 날아오르는 것이 아닐까 싶다. 

비인기 종목은 서럽지만, 국가대표는 꿈이 있기에 서럽지 않다.
국가대표에서 그려지는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스토리는 서럽기 그지 없다. 단순히 '동계 올림픽 유치' 만을 위해 모여진 탄생비화부터 시작하여 실업팀 하나 없어 수소문 끝에 그나마 재능이 있을 것 같아 보이는 서러움을 감당 할 만한 사람을 불러모은 팀 구성, 제대로 된 연습장비 하나 없어 자급 자족하고 버려진 놀이기구를 사용하지만 그들은 결코 서러워 보이지 않는다. 꿈이 있기에 불평 하나 없고 꿈이 있기에 앞만 보고 달린다. 그래서 더욱 국가대표가 감동으로 다가온 것은 아닐까.
 

물흐르듯,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제격인 배우와 배역.
국가대표를 보면서 굉장히 놀랐던 사실 중 하나는 그 누구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꼭 맞춘 옷을 입었든 그 배역을 잘 이해하고 괴리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였기에 보는 내내 불편함이 없었다. 특히 마재복 역의 최재환과 강봉구 역의 이재응은 하정우와 김지석, 김동욱에 비해 조명을 덜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캐릭터 특유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엄마 찾아 삼만리,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자들의 성공.. 그야말로 한국식 드라마의 표본
사실 전체적인 큰 틀을 놓고 봤을 때 국가대표의 이야기는 진부하기 짝이 없는 내용이다. 해외 입양아가 성장하여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생모를 찾는 이야기는 최근 TV프로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소재로 진부하면서도 감동깊기에 아직까지 흔히 사용되는 이야기이며 아무것도 없는 자들의 노력으로써의 성공 스토리는 우리네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과 감동을 주는 이야기 이기에 인간극장과 같은 휴먼 스토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한국식 드라마의 전형적 스토리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국가대표의 이러한 줄거리에 비난하지 않는 것은 이것이 바로 드라마가 아닌 실화였기 때문이 아닐까. 실화이기에 그 무엇보다 감동이요, 실화이기에 그 무엇보다 큰 공감이다. 

여전히 씁쓸한 것은 아직도 그들은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국가대표의 마지막 순간에 오르는 자막에서는 굉장히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다.
2003년 제21회 타르비시오 동계 유니버시아드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
2003년 제5회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2007년 제23회 토리노 동계 유니버시아드 개인전, 단체전 은메달
2009년 제24회 동계 유니버시아드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

 아직 한국 스키점프 국가대표의 등록 선수는 다섯 명이 전부이다.
그들의 화려한 프로필과 함께 공개된 아직도 힘들기만 한 현실.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노력의 끝에 열악한, 최악이라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멋진 성과를 낸 대표팀 이야기는 얼핏 들은적이 있기에 지금은 좋은 성적 덕에 그래도 나아지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나아진 것은 그들의 프로필일 뿐 아직 다섯명이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안고 활동하고 있었다.
영화의 벅차오르는 감동과 그들의 용기와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마지막을 즐기려 할 때 여운을 남기듯 흐르는 자막에서는 영화 시작 순간에서의 씁쓸함이 다시 한번 떠오르게 되었다. 그들은 아직도 철저한 비인기 종목의 국가대표 선수였던 것이다.

그들이 전하는 것은 설움이 아닌 용기이다.
스키점프라는 스포츠가 생소하더라도, 무조건 이 영화는 추천하고 싶다.
스포츠에 관심이 없어도, 스키를 싫어하더라도 무조건 보라. 국가대표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단순 '비인기 종목 스포츠의 설움과 현실'이 아니라 다시 뛸 수 있는 용기인 것이다. 지쳐있는 일상이라면 포기하고 싶은 현실이라면 더더욱 국가대표를 보라 말하고 싶다. 

무조건 강추인 영화. 나는 국가대표를 그렇게 표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