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비츠신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회랑
오카야마로의 여행을 결정 한 후, 오카야마와 구라시키 시내 외에 가까운 곳에 구경할 만한 곳이 없을까 하다가 우연치 않게 찾아낸 키비츠(기비츠)신사. 이 곳은 기나 긴 회랑(回廊)이 유명한 곳이라길래 기나 긴 회랑이 어떤 느낌일까 하여 여행일정에 포함하게 되었다.
일본 신사의 경우 늘 가기전에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와 문제가 되는 것을 모시고 있는 신사도 있을 뿐더러 그 곳에서 괜히 어떤 잘못된 행동을 하고 와 뒤늦게 후회할 지도 모르기 때문에.. 키비츠 신사를 가기 전에도 모시고 있는 신이 무엇일지가 걱정되어 그것부터 찾아보기 시작하였지만 국내에는 크게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인지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수집한 정보로는 빗추국이라는 과거의 역사속 나라에서 수호신을 모시는 곳 같았기에 별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았다.
'일본서기'에서도 그 기록을 찾아볼 수 있는 유서깊은 신사. 국보인 본당을 비롯하여 많은 건물이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주변에 고분이나 사원유적 등의 다수 유적이 분포하고 있는 곳입니다.
가는 방법 : JR키비츠(吉備津)역에서 도보 10분
시골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키비츠역 안내판
키비츠신사는 JR키비츠역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이다. 키비츠역에 내리면 굉장히 작은 시골의 역이기에 출구는 단 하나이며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역에 사람도 없었다.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출구로 나와보니 아래의 사진처럼 작게 키비츠신사로 가는 길을 표시하고 있더라. (코난그림과 그 위의 하얀 방향 표시, 둘다 모두 키비츠신사의 안내판)
키비츠역에서 발견한 신사 안내판
그림처럼 역에서 나온 방향에서 좌측 길로 향한 후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우측으로 꺾으면 계속해서 키비츠 신사로 향하는 안내판들이 나온다. 인적 드문 시골길이여서 길을 읽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친절한 표지판들이 있으니 일본어를 모르는 경우에는 키비츠라는 한자인 吉備津를 적어가서 그것이 써있는 표지를 따라가면 길은 잃어버리지 않을 것 같다.
키비츠 신사로 가던 길
키비츠 신사로 가던 길
키비츠 신사로 가던 길
날이 좋았지만 꽤나 더웠던...
키비츠 신사는 키비츠 역으로 부터 약 10분거리라고 하지만 우리가 방문한 8월 13일에는 햇빛이 뜨거워서인지 그 몇배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였다. 땡볕에 더위를 뚫고 열심히 걷고 또 걷고... 오카야마의 여름은 정말 덥구나!!
키비츠신사 앞의 기념품과 다양한 음식을 팔던 가게
신사가 보이기 시작했을 때 이미 우리는 녹초가 되어 신사 앞에 있던 기념품과 다양한 음식을 팔던 가게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가기로 했다. 시원한 빙수(카키고오리, かきごおり)를 이거다! 싶어서 바로 자리를 잡았다.
신사 앞 가게의 내부
역시나 관광지 앞 가게는 다르다. 빙수가 무려 1접시에 550엔이란다. 일본의 빙수는 우리나라의 팥빙수와 달리 잘게 간 얼음에 연유와 시럽을 뿌려주는 것이 전부기 때문에 그 비싼 가격에 허걱-! 했지만, 그래도 숨은 돌려야 겠으니.. 한 접시로 친구와 나란히 먹기로 하고 한 접시만 시켜 보았다. (나고야에서는 빙수가 1접시에 200~300엔 밖에 안했었는데....ㅠㅠ)
가게에서 판매중인 다양한 메뉴들
다른 곳과 별다른 것 없는 갈은 얼음에 연유와 녹차시럽. 날이 더웠기 때문에 단비같은 빙수였지만 그래도 비싸긴 진짜 비싸다..ㅠ
그 외에도 맥주, 우동, 소바, 카레 등 다양한 음식을 팔고 있으니 배가 고프다면 이곳에서 배를 두둑히 하고 올라가 보는 것도 좋을 듯.
그렇게 시원하게 목을 축인 후 키비츠신사 구경에 나섰다.
키비츠신사 안내도
신사로 향하는 높은 계단...!
이곳은 신사의 본당일까?
여러 지역의 다양한 신사를 가봤지만 키비츠 신사 역시 본당으로 추정되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소원을 기원하고 있는 등 다른 신사들과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단지 신사의 건축 양식이 조금 독특한 느낌이랄까..
비슷한듯 하지만 다른 생김새의 건축양식은 전문가가 아닌지라 뭐라 딱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신사에 비해 조금 더 중후하고 무거운 느낌이었다. 지붕위의 마치 칼을 여러게 꽂은듯한 형상도 매우 독특.
신사의 쭉 뻗은 지붕
본당(?)의 뒷편
독특한 지붕 양식
다양한 소원을 걸어둔 터널
위쪽에는 기원터널(祈願トンネル)이 자리잡고 있었다. 어느 신사에서나 쉬이 볼 수 있듯 일본 신사에서는 작은 나무 판조각에 자신의 소원을 적어 지정된 곳에 걸어주는 풍습이 있는데 키비츠신사에서는 기원터널이라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 여러 사람의 다양한 소원들이 옹기종기 매달려 있었다. 가정의 평안부터 개인의 소소한 소망까지... 곱게 자리잡고 있었다지.
신사의 특성상 해당 신사에서 모시는 신에게 이 소원을 빌고 있는 것이기에 이것을 해 보려면 꼭 해당 신사가 어떠한 신을 모시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해보기를 권한다.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는 신을 모시는 신사도 있으니 말이다.
다양한 소원을 적은 기원터널(祈願トンネル)
각각의 소원들을 담아..
크기별로 옹기종기 앉아있던 다루마
키비츠신사의 멋, 끝없이 이어진 회랑
돌고 돌아 키비츠신사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회랑으로 진입!
이 회랑은 약 400m에 이르는 길이로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구조라고 한다. 건물과 건물을 비를 맞지 않고 이동하기 위해 만들었다던데 또 다른 의미가 있지는 않을까 추측해 본다. 이렇게 긴 회랑을 단순한 복도용으로 만든 것일까? 단순한 복도라면, 그 나름대로도 대단한 것 같다.
회랑을 위해 기부한 사람들
이건 또 어디로 올라가는 곳일까
회랑에서 잠시 벗어나...
길게 늘어진 회랑을 처음부터 끝까지..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구경하였다. 걷고 또 걸어도 끝나지 않아서 조금 난감하기는 했지만 끝까지 무사히 도착. 그러나.. 막상 도착하고 나니 조금은 허무하기도 하더라. 끝에 무언가 대단한 신사가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더군다나 끝까지 걸어온 터에 다시 역으로 돌아가려 생각해보니 막막하기 그지 없더라. 우리는 다행이도 지나가시던 어떤 일본인 아저씨의 도움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었지만 자유여행 중이라면 돌아갈 길도 생각하며 이동하기를 권하고 싶다.. ㅠㅠ
기나긴 회랑이 있는 특이한 일본의 국보, 키비츠 신사. 오카야마를 여행중이라면 한번 들려볼 만한 곳이지만 주변에 아무것도 없기에 바쁜 일정이라면 '꼭' 들려야 할 곳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여유를 가지고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기 좋은 코스랄까..
기나긴 회랑~ 시원하게 늘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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