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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말하다

[일드 심야식당(深夜食堂)] 당신에게는 '심야식당'이 있습니까?

by Rano 2010. 6. 29.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회화체에 신경을 쓰게 되고, 그리하여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바로 소위 일드라 불리우는 일본드라마이다. 평소 국내의 드라마도 즐겨보지 않는 터에 어떤 것을 봐야지 흥미를 느낄 수 있을까.. 고민하던 나에게 일드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지인이 알려주었던 드라마 중 '심야식당'에 대한 리뷰를 써보고자 한다.

드라마에 대해 논하거나 리뷰하는 것 자체가 나와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었지만 '심야식당'을 보고는 블로그에 무언가 글을 쓰고 싶다.. 라는 기분이 되어 버렸다.

심야식당(深夜食堂)
본방정보 : 일본 TBS
방영일자 : 2009년 10월 14일 ~ 2009년 12월 16일 방송종료
제작진 : 연출 마츠오카 조지 | 각본 마나베 카츠히코
출연진 : 코바야시 카오루, 오다기리 죠, 마츠시게 유타카, 아야타 토시키, 안도 타마에
소개 :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영업 시간은 심야 0시부터 아침의 7 시경까지로 메뉴는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 맥주, 술, 소주만. 그리고, 할 수 있는 것 되어 뭐든지 만들어 주는「심야 식당」. 번화가의 한쪽 구석의 심야 밖에 하지 않은 작은 째 해나로 전개되는 마스터와 손님들의 교류를 그린다.

심야식당의 주인공, 마스터역의 코바야시 카오루


밤 12시가 되면 신주쿠의 작은 골목길의 한 밥집(めしや)에는 불이 들어온다. 화려한 간판도 그럴싸한 인테리어도 없는 평범한 밥집, 흔히 손님들은 '심야식당' 이라 부르는 이곳에서는 밤 12시, 아니 자정 0시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듯한 이 작은 밥집이 영업을 시작한다.

드라마 심야식당은 총 10화로 구성된 30분 내외의 드라마이다. 국내의 드라마가 평균적으로 1시간으로 20~24부작을 그리고 있는 것과 비교해 봤을 때에는 굉장히 짧고 간략한 드라마라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드라마 심야식당을 보면 짧다고 느끼지도, 지루하다고 느끼지도 않는 딱 적당한 구성이었음을 느낄 수 있다.

드라마 심야식당의 등장인물

 
드라마 심야식당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다 제각각의 캐릭터이다. 사랑과 운명을 믿느라 결혼은 아직인 독신의 오챠즈케 시스터즈부터 게이, 스트리퍼, 사진작가, 복서, 트렌스젠더, 야쿠자, 과거의 아이돌, 신문배달 장학생, 거리의 악사.... 등 굉장히 다양하고 연관성이 없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기업의 임원이라던가 상속남/여와 같은 흔한 잘나 빠진 캐릭터는 등장하지 않는다.

드라마는 소개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마스터와 손님간의 대화로 모든 이야기가 구성 된다. 늦은 밤, 심야식당을 찾은 손님들의 이야기가 마스터가 듣거나 설명하는 입장에서 시작하여 자신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심야식당이 매력적인 이유는 바로 이 구성에 있었다. 특정한 주인공이 있고, 그 주인공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로 이끌어지는 평균적인 드라마의 구성과 달리, 심야식당은 매회 추억이 담긴 음식이 정해져있고 그 음식과 관련된 사람들의 에피소드가 펼쳐지는 구성으로 한회 한회의 연결성이 크지 않아 어찌보면 단편드라마의 시리즈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구성은 한회 한회 보는데의 다음회에 대한 기대도는 떨어지지만 그만큼 드라마의 분위기처럼 보는데에 있어서 부담이라던가 무거운 마음을 얹어주지를 않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느꼈던 매력은 바로 '심야식당' 이라는 그 드라마의 배경 자체였었다. 퇴근길, 부담없이 들릴 수 있는 휴식처와 같은 곳. 언제나 그 자리에 있고, 언제나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마스터가 있으며 마스터는 손님에게 있는 고민에 대해 간섭하기 보다는 자신의 자리에서 조용하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곤 한다. 심야식당은 단지 '심야에 영업하는 식당'일 뿐이기에 술에 취한 사람도, 행패를 부리는 사람도 없다. 그들은 서로 무관한 사이었지만 옆자리의 사람에게 음식을 권할 줄 알고 점점 아는 사이에서 점점 친구처럼 발전해나가게 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친 몸을 이끌고도 그저 묵묵히 들어주는 누군가에게 무언가 이야기 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 때 필요한 곳이 바로 '심야식당'이 아닐까. 그 바람을 드라마로 이끌어 낸 것이 바로 드라마 심야식당이라 생각한다.

드라마 심야식당을 보고, 아직 내게는 없는 '심야식당'을 찾아 보고 싶어졌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에게도 물어보고 싶다.

'당신에게는 심야식당이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