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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일본 홋카이도 여행

[홋카이도여행] 맥주의 역사와 시원한 맥주 시음까지, 삿포로맥주박물관

by Rano 2010. 3. 21.

삿포로 맥주 박물관의 모습

지난 후쿠오카 여행시 다녀왔던 아사히 맥주공장의 기억이 너무나 즐겁게 남아있어 이번 홋카이도 여행(북해도여행)에서 반드시 가야할 1순위로 넣었던 삿포로맥주박물관. 물론 맥주 박물관에서 신선한 맥주를 시음할 수 있다는 것에 더 끌리기도 하였고 말이다. 

삿포로 맥주 박물관(サッポロビール博物館)
삿포로 맥주의 이야기가 있는 일본 유일의 맥주 박물관
삿포로 맥주를 상징하는 붉은 별, 공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정겨운 벽돌 굴뚝, 건물 앞면을 뒤덮은 담쟁이 넝쿨, 외관만으로도 충분히 볼거리를 주는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삿포로 관광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맥주 양조에 사용했던 설비와 영상 자료를 통해 맥주의 제조 공정과 역사를 상세하게 볼 수 있지요. 3층에는 1968년까지 맥주만드는 데 사용했던 지름 약 3.8미터의 거대한 솥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오픈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휴무일 : 연말연시(12월30일~1월4일)
가는방법 : 토우호우(東豊)선 히가시쿠야쿠쇼(東区役所前)역에서 도보 10분

삿포로맥주박물관은 설명하기에 참으로 애매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과거의 공장터에 만들어서 그런 것인지 시내도 아니고 지하철역과 가까운 것도 아니여서 처음으로 찾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길을 헤매게 만들기 쉽상이었다. 우리 일행이 택한 길은 JR삿포로역에서 도보로 걷는 것이었는데 길을 물으면 대답해주는 일본인마다 전부 버스를 타라고 추천하기 일쑤였다.

실제 JR삿포로역에서는 삿포로맥주박물관 앞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2노선 가량이 있으며 버스를 탈 경우에는 공장의 정문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게 되어있다. 일행이 무리수를 두면서 도보로 걸었던 이유는 돈을 아끼기 위해서와 막상 도보로 걸으면 별로 멀지 않을 것 같다는 막연한 자신감 때문이었다랄까.

반가웠던 삿포로 맥주공장의 안내 표지판

일본인들과 가이드북에는 삿포로역에서 20분가량 걸린다고 써 있었지만 막상 도보로 걷자 약 10분정도가 걸렸다. 추천하고 싶은 길은 아니지만 도보로 걷고자 한다면 꼭 일본어를 잘하는 사람과 동행하기를 추천한다. 걷는 길에 '삿포로 맥주 박물관' 이라는 안내표지도 없을뿐더러 가이드북보다 길이 복잡했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꽤나 여러번 길을 물어서 도착하였다)

삿포로 맥주의 상징, 붉은 별이 맞이하고 있었다.

삿포로 맥주 박물관(삿포로 가든 파크)의 지도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알려져 있는 것처럼 붉은색의 벽돌로 이루어져 있으며 굉장히 따뜻하고 고전적인 느낌을 풍기고 있어서 건물을 바라보는 재미만도 꽤나 쏠쏠했던 편이다. 규모는 위에서 보는 것처럼 맥주박물관과 맥주원이라는 맥주를 판매하고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크게 구성되어 있으며 파크가 그다지 큰 편은 아니어서 구경하는 데에는 약 30분~1시간이면 충분한 스팟이다. (물론 맥주를 즐긴다면 더 오래걸리겠지만..)

삿포로 맥주 박물관의 모습

삿포로 맥주 박물관(삿포로 비어 뮤지엄)의 안내표지

삿포로 맥주 박물관(삿포로비어뮤지엄)의 건물과 입구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입장이 무료이며 정해진 시간에만 도착하면 자유롭게 구경할 수가 있다. 입구에서 한국어 가이드북도 받을 수 있으며 운이 좋다면 한국인 단체 관람객들의 사이에서 가이드의 간단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박물관 입구의 전시 작품

전시장은 3층에서부터 1층으로 내려오면서 관람할 수 있게 되어 있으며 내부는 소리가 굉장히 울리는 편이어서 정숙하기를 권한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우리 외에 한국인 관광객이 몇팀 있었는데 그들 목소리가 커서인지 내부가 울려서인지 한국어만 박물관 안을 쩌렁쩌렁 울리고 있어서 조금은 껄끄러웠다.

3층 전시장의 입구. 삿포로 맥주의 역사를 만든 사람들

삿포로 맥주 박물관 3층 : 대지가 만든 맥주 제조
삿포로 맥주의 발상지에 걸맞는 탄생과 발전의 드라마를 다이내믹하게 소개합니다.
풍요로운 대지가 가져다 주는 홋카이도의 은혜와 거기서 만들어진 삿포로 맥주가 담고 있는 홋카이도에 대한 마음과 정열, 고집스럽게 지켜온 모든 이야기를 전합니다.

일본 맥주의 역사는 「삿포로」의 역사.『 개척사 맥주 양조장 』
1876년 6월 개척사는 독일에서 맥주 만드는 법을 배우고 일본으로 돌아온 나카가와 세이베이를 주임기사로 초청하여 양조장 건설에 착수하였습니다. 9월에 맥주양조장이 완성, 다음 해 개척사의 심볼 북극성을 표시한 찬 맥주인 삿포로 맥주를 세상에 출시하게 되었고 이것이 삿포로 맥주의 시작이었습니다. (출처 : 삿포로 맥주 박물관 한국어판 가이드북)


왼쪽부터 에비스맥주, 삿포로맥주, 아사히맥주의 과거 병

삿포로 맥주 박물관 전경의 모습

삿포로 맥주 박물관의 위치

3층의 삿포로맥주의 역사에 대해 전시해 놓은 곳에는 맥주의 제조에 대해 미니어쳐로 굉장히 깜찍하게 표현하여 전시해 놓은 전시물이 있었는데 이것이 3층의 가장 매력포인트라 생각한다. 모든 역사관과 동일한 역사 내용은 한문으로 가득한 안내판 덕에 제대로 읽을 수가 없었지만 맥주의 제조공정 과정의 표현물은 보기만 하는 것으로도 이해와 재미를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맥주가 완성되기 까지의 공정과정 전시물

삿포로와 에비스맥주의 과거 패키지

삿포로 맥주 박물관 2층 : 맥주가 만드는 여유와 빛
여유를 창조하여 풍요로움에 공헌하는 삿포로 맥주의 이념을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상품 광고 등 평이한 소재를 이용해 맥주가 사람들의 생활 속에 자리잡아 가는 모습과 맥주가 만드는 미래의 희망을 소개합니다.
(출처 : 삿포로 맥주 박물관 한국어판 가이드북)

2층은 삿포로 맥주의 광고와 간판, 패키지와 디자인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삿포로 맥주의 다양한 변천사를 보며 단순 맥주의 변천사가 아닌 디자인과 병, 캔의 변천사 또한 엿볼 수가 있었다. 과거의 것들 중 현재보다 더 예뻐보이는 것이 있는 것은 맥주에도 복고의 디자인이 그리워 지고있기 때문일까.

삿포로 맥주의 간판 컬렉션

삿포로 맥주의 디자인과 패키지 변천사

삿포로 맥주 캔의 변천사

삿포로맥주의 다양한 음료(무알콜) 라인

깜찍한 삿포로 맥주의 1983년의 패키지

삿포로맥주의 광고(포스터) 컬렉션

그리고 삿포로 맥주 박물관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삿포로 맥주의 시음장이다.

갓 만들어낸 생맥주를 즐긴다!
견학의 마지막에는 삿포로 맥주가 자랑하는 삿포로 생맥주를 맛보십시오. 뮤지엄 바와 스타홀, 두 곳의 시음 공간이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여 드립니다. (시음은 유료입니다.)

시음장은 1층의 스타홀과 2층의 뮤지엄바로 되어있는데 우리는 2층의 뮤지엄바를 택했다. (사실 3층→2층→1층으로 관람이 진행되다 보니 1층으로 내려가기 전 2층을 먼저 들리기에 바로 2층에 자리를 잡아버렸다;)

2층에 위치한 뮤지엄바(시음장)

뮤지엄바(시음장)의 메뉴

뮤지엄바 메뉴(MUSEUM BAR MENU)
맥주 : 흑맥주 200엔, 클래식 200엔, 에비스 200엔, 에비스 클래식 200엔, 정체모를 맥주;; 200엔, 하프&하프 200엔
맥주 시음 세트 400엔(흑맥주, 에비스흑맥주, 클래식 3종), 이달의 맥주 200엔
소프트 드링크(무알콜 음료) : 전부 100엔
안주 : 100엔

메뉴는 위와 같이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는 무엇을 시킬까 하다가 하프&하프를 시키기로 결정하였다. 하프&하프는 에비스 흑맥주와 또 한가지의 맥주를 선택하게 되어 있으며 두가지의 맥주를 섞어서 한잔에 따라주는 것으로 나는 에비스를 친구는 클래식을 선택하여 각각 주문하였다.

주문한 맥주의 등장, 두가지 안주는 무료이다.

음료 주문시 위 사진의 두가지, 치즈와 크래커는 1회 무료로 제공된다. 더 먹고 싶을 때에는 100엔씩 내고 사 먹으면 된다. 치즈가 너무너무 맛있어서 맥주가 더욱 맛있었었다.

에비스 흑맥주와 에비스의 조화는 어떨까 살짝 걱정이 됐었는데 생각보다 맛이 너무 좋아서 놀라웠다. 흑맥주의 쌉싸름한 맛과 생맥주의 부드러운 맛이 혼합되어 딱 적정의 맛을 내고 있어서 기분이 매우 좋았다지..

시음장의 의자와 광고 컬렉션의 모습

1층에는 또다른 시음장 스타홀과 뮤지엄숍(기념품샵)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 곳에서 삿포로 지역 한정판인 삿포로 클래식 맥주(이곳 외에도 삿포로의 시내에서도 구입 가능하다)와 맥주맛 젤리 등 다양한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고 시음도 즐길 수 있다. 1층 스타홀이 2층의 뮤지엄바 보다 시음장의 규모는 더 큰편이며 메뉴와 가격은 동일하다.

1층의 삿포로 맥주 박물관 기념 숍

1층에 위치한 또다른 시음장, 스타홀

1층 시음장 스타홀의 모습

삿포로맥주박물관(삿포로비어뮤지엄)에 다녀온 사람 중 일부는 기대에 못미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나는 만족한 편이었다.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아 굉장히 많은 것을 전시하고 있다거나 대단한 모습을 보여준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어디서도 흔히 접할 수 없었던 100여년이 넘는 맥주의 다양한 발전 과정을 볼 수도 있고 더군다나 삿포로의 대표상품인 '삿포로 맥주'의 기념 박물관이 아닌가. 삿포로이기 때문에 삿포로 맥주를 보고 간다는 나름의 의미도 있었기에 만족스러웠다.

특히 시음장의 맥주가 만족스러웠다고나 할까.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강추인 여행스팟, 추천 여행지이며 맥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더라도 삿포로에 왔다면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들려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홋카이도 유산에도 선정되었다고 하니 말이다.

스타홀 한 구석에 위치한 삿포로 클래식의 전시물과 작은 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