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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를 말하다

무리수를 둔 손담비-애프터스쿨의 애니콜 아몰레드 CF

by Rano 2009. 7. 27.

애니시리즈 1탄-애니모션

애니콜은 신규 브랜드 또는 새로운 CF 마다 늘 화제에 오르고는 한다. 화려한 광보모델부터 시작하여 비싼티 팍팍 나는 화면빨과 기획력 때문이랄까. 물론 제품 자체도 이슈기는 하지만.

특히 애니콜의 눈에 띄는, 가장 인상깊은 광고 전략 중 하나는 바로 뮤직비디오형 CF이다.
애니콜만을 위한 PRM(PR-Music)을 만들고 그에 맞는 대형 스타와 화려한 연출진으로 완성되는 뮤직비디오. 이효리, 에릭의 애니모션을 시작으로 한 이러한 류의 광고는 이효리, 에릭, 권상우의 애니클럽으로 이어져 이효리, 이준기, 박봄(2NE1)의 애니스타와 출연진을 전면 변경한 최근의 보아, 시아준수(동방신기), 타블로(에픽하이), 진보라의 애니밴드까지의 계보를 가지고 있다.  
최초 이효리를 전면 내세운 애니 시리즈는 'digital exciting'에서 'TALK, PLAY, LOVE' 로의 슬로건 변경과 동시에 '음악'을 더 앞세울 수 있는 4명의 정예멤버 애니밴드로 대폭 수정하는 파격적인 구성으로도 진행 하였다. 조금 더 CF자체가 젊어졌다고나 할까. 여튼 애니밴드로의 변경은 많은 논란과 '이효리'라는 대 스타의 재계약이 진행되지 않음에 대한 설들이 많았지만 나쁘지 않았던 구성이라 생각한다. 그만큼의 효과도 보았다고 판단되고.(개인적인 견해지만)

애니콜이 햅틱을 런칭하고 대대적인 홍보를 펼칠 때도 나는 가장 눈여겨 보고 있었던 점이 과연 애니시리즈의 5탄이 나올까 하는 부분이었다. 항상 그 음악에 있어서도 뮤직비디오에 있어서도 모델에 있어서도 이슈거리였고 그에 반하듯 대중을 실망시키지 않았기에, 어설프게 따라하는 갖가지 PRM과는 격이 다르기에 더욱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햅틱의 대대적인 런칭에도 애니시리즈의 5탄은 나오지 않았고 금번 햅틱의 업그레이드판인 '햅틱-아몰레드' 런칭과 함께 '손담비&에프터스쿨의 아몰레드'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다.

사실 손담비와 애프터스쿨의 아몰레드를 애니시리즈의 연장선으로 보기는 조금 힘들다. 타이틀 부터가 '애니'를 달고 나오지 않았다는 것 부터가 태생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있겠지만 늘 그랬듯 애니시리즈에서는 그에 걸맞는 화려한 런칭쇼와 행사, 대대적인 프로모션이 이어진다. 현재의 아몰레드는 단순한 '공개' 수준이지 않은가. 이걸 '애니' 시리즈의 연장선으로 여기기에는 기존 1~4탄까지의 걸작들이 땅을 치며 울고 갈 일이다.

그럼에도 내가 애니시리즈의 언급의 끝에 아몰레드를 이야기 하는 것은 어쩔수 없는 삼성 애니콜의 브랜드이고 비슷한 전략, 비슷한 분위기의 PRM과 M/V 스타일의 광고이기 때문이다.

손담비 애프터스쿨의 아몰레드 티저사진


아몰레드가 나오기 전 부터 손담비와 애프터스쿨 기획사의 전형적인 분위기 대로 연예기사에서는 대대적인 언론홍보가 펼쳐졌다. 바로 손담비와 애프터스쿨의 만남. 이미 이 소재는 지난 애프터스쿨의 데뷔 시즌에 사용되었던 낡은 수법이었다. 관계자들은 한장의 티저사진에 대중이 열광하기만을 바라고 있었지만 대중과 기자들은 '이번에는 과연?' 이란 표현을 썼으니 한번 사용되었던 거짓된 해프닝을 또 써먹었다는것 자체부터가 무리수의 시작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손담비라는 핫 아이콘과 애프터스쿨의 결합을 '프로젝트 그룹' 이라는 타이틀로 포장한 것이 바로 두번째 무리수라고 생각한다. 흔히 '프로젝트 그룹'으로 포장을 할 때에는 말그대로 '음악적 만남' 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다고 본다. 원래 하나가 아니었던 두 아티스트(또는 팀)이 무언가의 목적에 의해 만남을 갖고 활동 하는 것. 그것이 대중이 생각하는 프로젝트 그룹의 정의가 아닐까. 하지만 대체 무엇을 염두하고 그녀들의 만남을 프로젝트 그룹으로 포장하였는가. 아몰레드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뮤직비디오를 본 사람이라면 모두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애프터스쿨은 그저 들러리에 불과하다. 노래 한소절 제대로 부르는 곳이 없고 10초 이상 단독컷이 나오는 것도 찾아보기 힘들다. 프로젝트 그룹이 아닌 단순 손담비의 인기에 얹어진 장식품에 불과한 것이다. 또한 프로젝트 그룹이 이러한 의미로 씌여졌던 것이라면 CM송을 위해 뭉쳤던 그 모든, 그 많은 사람들이 다 프로젝트 그룹이었단 말인가.

아직까지 그들은 계속해서 무리수를 두고 있다. '손담비-애프터스쿨 180도 다른 모습',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공개 연기', '애프터스쿨 CF계서도 핵폭풍'..... 끊임없는 언론 홍보에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 180도 다른 모습이라기엔 너무나 기존 그들풍의 용감한 형제 곡이요, 음악적 완성도가 높다 하기에 손담비의 생목소리는 아직 두드러질 뿐이요, CF계의 핵폭풍이라기에 애프터스쿨은 한소절 제대로 나오는 부분도 없을 뿐이니...

왜이렇게 애니콜이 괜한 답지 않은 행보를 보이는 것일지가 궁금하다. (언론 홍보를 하는 쪽이 손담비와 애프터스쿨의 기획사 쪽일지라도 그들을 말리지 않는것은 애니콜의 몫일테니) 

많은 사람들의 머리속에 각인된 삼성 애니콜의 이미지는 바로 '견고함'과 '신뢰'이다. 삼성이라는 한국 1위 브랜드라는 자체에서 오는 이미지도 있겠지만 애니콜을 고를 때에는 늘 특유의 '신뢰'에서 오는 선택이 뒤따른다 생각한다. 이러한 신뢰속에는 광고 전략도 늘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본다. 잘못되고 과한 언론홍보는 약보다는 독이되기 마련이다. 왜 굳이 PRM과 뮤직드라마의 강자이자 그동안의 애니시리즈로 쌓아놓은 '비싼' 이미지를 깨려하는가.

나는 광고에 대해서 전공을 한 적도 없고 전문가도 아니다. 하지만 한명의 애니콜 브랜드를 사랑하는 소비자로써 이번 아몰레드의 광고는 과연 그들이 무엇을 노리고 이 뮤직비디오를 만들었을까 하는 모호한 생각만 남게 하여 아쉬운 마음에 적어보았다.

최근 애니콜의 광고를 보면 점점 '트랜디'함으로 젊어지려는 노력이 보이는 것 같다(아이돌 그룹의 광고라던가 F4의 광고라던가..). 하지만 그것이 어디까지나 젊어져야 하는 것이지 가벼워져서는 결코 안될 부분임을 잊지말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손담비 - 애프터스쿨의 아몰레드 M/V ]


※물론 아몰레드 전에도 동방신기와 소녀시대의 햅틱모션이 새로운 PRM과 뮤직비디오 형식의 인터넷용 광고를 공개하였었지만 그것은 애니시리즈의 연장이라기 보다, 단순히 비교하자면 애니시리즈가 영화였다면 햅틱모션은 청춘시트콤 정도였다고나 할까. 전체적인 분위기 또한 애니시리즈가 전문성으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였다면 햅틱모션은 쉽게보고 누구나 웃을 수 있는 밝은 분위기였기에 두 광고는 비교하지 않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