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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를 말하다

애니콜 햅틱 CF, 러브모드가 아닌 동방신기vs소녀시대 였다면? - 팬들도 엄연한 소비자이다.

by Rano 2008. 5. 5.

애니콜의 야심작, 햅틱폰의 새로운 CF가 공개되었다.

바로 [동방신기와 소녀시대의 당기고 끌고 흔들리는 햅틱모션] 이다.
처음 공개된 티저 페이지와 이미지 몇장을 접하고는 그 유치하기 찬란한 문구들과 사진을 보고 이거 진짜 삼성-제일기획의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황당하긴 처음.

과거 90년대 아이돌 팬들의 경우(나도 물론 포함이지만...)에는 스캔들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고 반응이 폭발적이 었었다. 스캔들의 상대 연예인(또는 일반인)에 대해 죽이니 살리니 협박은 기본이요, 불매운동에 같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할 경우 기획사에 단체 항의까지...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90년대 아이돌부터 지금까지 장수 그룹으로 남은 신화 에릭의 경우에도 당당히 연애사실을 밝혔었고, GOD 출신의 윤계상은 베드신이 난무한 비스티보이즈 영화에 출연하였으며, 대다수의 연예인도 쉽게 열애설을 인정하고 밝히는 편이다. 오히려 연애사실을 마케팅적 효과로 얻어가려는 사람들까지 있는 상황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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햅틱 광고 이미지


뭐 이런 상황을 반영하고도 '동방신기♡소녀시대' 라면 무조건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이슈와 매출을 동시에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었을까? 그 안이한 생각에 삼성-제일기획의 기획력도 한물 간 것인가.. 라는 느낌뿐.
같은 러브라인이어도 표현의 차이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런 유치찬란한 '사랑 앞에 무너진 카리스마' 란 느낌이 아닌 다가갈듯 말듯, 미묘한 듯한 느낌의 조금 더 고급스러운 표현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걸까.

꼭 동방신기와 소녀시대 스케줄을 맞추다 보니 기획할 시간은 없고, 뭐라도 해야겠고 싶어서 억지 끼워 맞춘듯한 느낌?

동방신기의 주 구매층이 10대에서 20대로 넘어왔고(물론 팬들도 자연스레 나이가 든 것도 사실이고), 소녀시대 또한 주 구매층은 20~30대의 남성팬들로 알고 있다. (호응하는 것은 10대가 주겠지만) 그들을 자극하기에 이런 유치한 문구가 과연 가당키나 한 이야기 일지.

팬들 반응도 딱 2가지 이다.
1. 뭐 이런 유치한 컨셉을...
2. 동방과 소시를 붙이다니! 이런 XX같은 삼성!

원래 원했던  반응이 이게 전부였다면 상관 없겠지만 어느 기획자-마케터가 이런 반응만을 바라겠는가. 최소한 '어찌됐던 역시 삼성!' 이란 반응을 기대하지는 않았을까?

이쯤에서 색다른 발상의 전환을 해보고 싶다.
차라리 동방신기♡소녀시대의 유치찬란 러브 모드가 아닌, 대결 구도였으면 어떠했을까?
대결 구도라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팬들과의 싸움'이 있겠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어차피 대결과 비교 자체가 어려운 남성과 여성이라는 점이다. (같은 기획사 소속이기에 팬들끼리도 악감정이 없다는 것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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햅틱광고 중 소녀시대만 모으면 이런느낌?

같은 'Sexy' 여도 남성이 낼 수 있는 느낌과 여성이 낼 수 있는 느낌이 다르고, 같은 '대결'이라도 남성과 여성이 낼 수 있는 느낌이 다르다. 예를 들자면 솔로 가수 중 CF와 인지도 면에서 Top이라 할 수 있는 이효리와 비를 둘다 'Sexy'하고 남다른 '포스'가 있다고 하지만 둘을 똑같이 비교하기에는 性 자체가 틀리다 보니 각각이 어필할 수 있는 부분과 우위에 설 수 있는 부분이 다르다 하여 억지 끼어맞추기 식의 비교만 나오고 있지 않는가.

햅틱에서 밀고 있는 모델도 분홍색과 검은색이겠다. 동방신기와 소녀시대 모두 같은 성으로 이루어진 최절정 인기 그룹이겠다. 대결모드는 생각해 보지 않는 것일까? 뭐 예를 들지만.....
서로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성적 매력과 함께 약간의 대결모드, 그리고 구매를 자극하는 문구 한줄?

삼성-제일기획이 잊고 있었던 것은 팬들은 '내 스타=무조건 적인 구매'가 아닌 '내 스타=구매욕구+α조건'의 충분히 선택할 권리가 있는 [소비자]라는 것이다. 팬들에 대한 눈높이를 무시한채 너무 두 그룹만 붙이는 것으로 마케터들이 만족한 것은 아닌가 싶다.

햅틱폰 가격이 60~70만원대인데, 꽤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즉, 구매까지 연결되기에는 쉽지 않는 고민이 필수 조건이라는 것에도 불구하고) CF는 왜 더 고급스럽게, 조금 더 잘 짜여진 스토리로, 퀄리티 높은 기획력으로 만들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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햅틱광고 중 동방신기만 모으면 이런느낌?



그나저나 삼성-제일기획이여, 동방신기는 4인조 아니고 소녀시대도 3인조 아니란 말이다!!
나머지 아이들의 사진을 어서 내놓거라!!!!!!!!!! (CF보니까 다들 나오긴 나오던데......ㅠㅠ)

(+ 새로 공개한 이미지 중 윤호 사진은 참 마음에 들더라....... 쓰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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