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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를 말하다

2PM 재범 탈퇴, 그의 진심을 이해하기엔 시간이 너무 짧았다.

by Rano 2009. 9. 8.

2PM, 정 중앙의 검은 자켓이 리더 박재범


오늘 연예면의 뉴스가 뜨겁다
.

바로 짐승아이돌로 한창 인기몰이 중이던 인기그룹 2PM의 리더 박재범의 탈퇴 소식 때문이다. 4일전부터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재범의 데뷔전의 마이스페이스 한국비하논란은 결국 그의 탈퇴로 1차적 결론이 지어지게 되었다.

 

뉴스에서 접한 그의 2PM 탈퇴로의 결말은 굉장히 놀라웠다. 모든 일이 단 4일만에 종결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옳은 선택이건 마녀사냥의 희생양이건 '자숙의 시간'을 배재한 이렇게 빠른 극단적 결론은 드문 일이기에 더욱 놀라운 사실로 다가오고 있다.


나는 그를 옹호하는 편도, 지지하는 편도 아니다. 그의 마이스페이스 글은 내가 영어에 대해 능숙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정확한 회화체로 번역할 능력이 없어 1차 오류를 범할 수 있고, 그의 팬이 아니기 때문에 그가 최근 한국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얼마나 적응하고 있는지를 알 수 없어 2차 오류를 범할 수 있기에 모든 매체와 팬들의 반응을 살피며 대중의 반응을 관심깊게 찾아보고 있던 중이었다. 물론 그가 한국인의 피를 가지고 태어남에도 한국에 대해 비난하였다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임은 틀림이 없으나 그 글이 어떠한 의도로 무엇를 지칭하며 사용된지에 대해 정확한 정보 없이 지금의 상황을 모르는 입장에서 무조건 적인 비난만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것은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재범의 2PM 탈퇴가 결정나고 말았다. 이것이 단 4일만의 결론이 날 법한 가벼운 사건이었다는 말인가.

오늘 팬 사이트를 통해 탈퇴를 밝힌 재범의 글을 보면 '너무 죄송한 마음에 무대에서 여러분을 뵙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라는 표현으로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에 대한 괴로움과 팬들에 대한 죄송함이 어느 정도 인지를 말하고 있다. 또한 '2PM 애들, 우리 애들에게도 너무 미안하고 리더로 형으로서 힘이 되지는 못하고 짐을 지우고 떠나게 되서 미안합니다. 하지만, 더욱 멋있게 잘해 주시길 바랍니다.' 라며 리더로서 팀의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과 멤버들에 대한 미안함과 애정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재범의 이러한 힘든 선택이 옳은 선택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너무 섣부른 판단이다.

먼저 대중이 생각하고 판단할 시간 조차 짧았다. 단 몇일만에 마녀사냥식으로 벌어졌던는 온라인 상의 부정적 견해들이 대중의 전부는 아니다. 그것들이 그에게 매우 큰 상처로 다가올 수 있음은 이해할 수 있으나 대중은, 특히 인터넷은 '아이돌 그룹'에게 있어서는 유난히 냉정하고 유난히 날카로운 것이 사실이기에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며 자숙할 기간이 필요했다. 그 후에 대응을 모색했어도 늦지 않았음이다.
 
큰 상처와 반성의 의미로 등진 가요계. 그렇다면 그를 믿고 응원해주던 팬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물론 그가 '공인' 이라는 이유 하나로 모든 상처를 떠안고 끝까지 '공인' 으로 있어야 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그를 믿고 지금의 상황에 대해 그의 변한 모습을 대신해서 변호하며 조금이라도 대중의 여론을 당장은 '용서'는 어렵더라도 상황에 대한 '이해'라도 받으려 필사적이었던 팬들은 '탈퇴'에 대한 충격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가. '의무'이진 않지만 조금 더 팬들에 대한 '책임'을 가질 필요는 있지 않았을까.

리더가 빠진 2PM, 그들을 대표하는 수식어 '짐승아이돌'의 중심에는 리더 박재범이 있었다. 그가 보여준 현란한 댄스에서부터 근육질 몸매까지. 그는 리더이면서 팀의 이미지를 메이킹하는 메이커였다. 그가 진정으로 멤버들을 위했다면 지난 잘못을 떠안고 떠나기보다 지난 잘못의 배가 되는 앞으로의 행보가 더 옳은 길이 아니었을까. 그가 빠진 2PM은 과연 어떠한 길을 걷게 될까.

지금의 사태에 있어서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라고 생각한다. 그의 한국 적응에 있어서는 캐스팅을 해 한국에 데려온 JYP의 책임이 절대적으로 중요했었다. 물론 그 부분은 이미 지나버린 상황이니 그의 한국 적응에 있어서 JYP가 어떻게 해줬니 마니 하는 것은 다시 들춰본다 한들 소용 없겠지만 현재의 사태에 대해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논란에 있어서의 대응 또한 공식 보도자료 등을 통한 적극적인 사과와 해명이 아닌 회원제로 운영되는 폐쇄적인 팬카페를 통해 대중은 그 원문의 접근조차 어렵게 한 것, 그 마무리에 있어서 단 4일만의 탈퇴 결정과 남은 멤버들에 대해서 향후 거처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무책임한 발언만을 하는 점. 과연 소속사로써 이 사태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 맞는가.

JYP는 이미 상황은 다르지만 원더걸스에서 현아(현재 '포미닛' 멤버)의 멤버 탈퇴를 진행한 적이 있다. JYP 자체가 그룹 내의 멤버 탈퇴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것인지 기획사로써 단 4일만에 인기 그룹의 리더를 탈퇴시키는 것은 잘잘못의 크기를 떠나서 그 결정의 척도가 얕지 않았나 생각된다.

누군가는 박재범, 그가 인터넷에 남긴 과거의 몇줄이 이토록 극단적인 결과로만 남아야 하는지, 그가 밝힌 사과문은 진심으로 받아들여줄 수는 없었는지를 묻고 있지만, 나는 JYP와 재범의 단 4일만에 결론 지은 탈퇴가 오히려 그 진심을 더 알수 없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묻고 싶다.

대중이 이번 일의 전말을 모두 알기도 전에, 그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들이 전에 그가 먼저 떠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뒤늦게 밝혀지고 있는 그 후 그의 한국에 대한 애정의 표현들까지도.

시간이 너무 짧았다. 그를 이해하기도, 그의 진심을 알기에도.


가장 좌측이 2PM의 리더 재범.